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5-04-05 17:57:07
기사수정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한국연극연출가협회(회장 김성노)가 마련한 아시아 연출가전 마지막 작품 해롤드 핀터 원작, 일본의 시노바빗치 연출의 ‘더 러버&리뷰스케치’를 관람했다.

시노바빗치는 극단 도쿄 밀크홀 연출가다. ‘카타와코아’ ‘수정의 밤’ ‘난장야구 오늘도 눈물의 미일전쟁’ 그 외 다수 작을 연출했다.

리뷰스케치는 해롤드 핀터의 촌극을 여러 개를 합쳐 재구성한 공연이다. 버스정거장에 늘어선 인물에게 한 여인이 다가가 자신이 갈 버스노선을 물으면서 벌어지는 코믹 퍼포먼스다. 여기에 노래가 곁들여져 흥미를 배가한다.

장면이 바뀌면 하수 쪽에 세운 다섯 자 높이의 단에서도 촌극이 벌어지는가 하면, 그 단위에 놓인 정사각의 입체조형물을 출연자들이 이동시켜, 무대 중앙에 가져다 놓고, 여장 노파 역을 하는 남자 출연자들의 개그 코메디가 계속되고, 장면이 바뀌면 남성출연자 1인이 일본 검을 뽑아 휘저으면, 그와 대결을 벌이는 상대남성의 요구에 의해, 앞줄의 관객 모두가 차례로 나무 봉을 제공받고, 관객 한 사람 한 사람이 검객과 대결을 벌이며 배경 막 쪽에 있는 등퇴장 로를 여러 차례 돌아 나오면, 객석은 폭소의 바다가 된다.

‘더 러버’는 우리나라에서 ‘티 타임의 정사’라는 제목으로 공연된바 있는 데 이 번 공연은 축소변형 시켰다.

리처드와 사라는 윈저 근처에 있는 외딴집에 살고 있다. 리처드는 아침에 아내를 집에 남겨둔 채 한두 시간 승용차로 런던 시내에 있는 직장으로 출근했다가 저녁 6시에 어김없이 퇴근하는 전형적인 직장인이다.
정장으로 차려 입은 남편 리처드는 출근하기 직전 아내의 뺨에 키스를 하고 “당신 정부 오늘 오나?”라고 묻는다. 아내 사라도 대수롭지 않다는 듯 오늘 3시에 온다고 대답한다. 오후 3시에 정부를 기다리는 사라의 요염한 의상이 눈길을 끈다. 초인종이 울리면, 정부가 아닌 우유배달부나 회사선전원이다.

그들을 보내자 정부가 아닌 사라의 남편 리처드가 야릇한 색상의 점퍼를 걸치고 타악기를 들고 등장한다. 사라는 남편을 정부처럼 반기고, 관능적인 자세로 정사를 벌인다. 리처드가 퇴장을 하면, 오후 6시가 되고, 오전 출근할 때 모습으로 남편 리처드가 귀가를 한다. 물론 사라도 평상복으로 갈아입었다.

리처드는 대뜸 빈정거리기 시작한다. “당신이 오후에 부정한 일을 하고 있을 때 나는 책상 앞에 앉아서 대차대조표와 도표를 보고 있다는 생각해본 일 있나?” 사라는 코웃음을 친다. 왜냐하면 사라는 그 시간 남편이 사무실에 있지 않고 정부와 함께 있는 것으로 늘 상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리처드도 이런 사실을 숨기지 않고 사라에게 이야기를 했기에 코웃음을 칠 수 밖에..... 그러자 리처드는 불쑥 내뱉는다. “나는 그 시간에 정부가 아니라 창녀와 상관을 했노라며, 3시에 자신이 가지고 들어 온 타악기를 집어다 사라에게 보이며, 이게 웬 악기냐고 추궁을 한다. 사라는 황당해 하면서도 평온하게 그녀의 정부 것임을 긍정도 부정도 않는 모습을 유지한다.
리처드는 그런 모습의 사라에게 “타락한 생활, 당신의 법을 어긴 정욕의 길”은 지양되어야겠다고 선언한다. 그러면서 리처드는 아내에게 앞으로 다른 곳에서 정부와 만나는 것은 좋지만 자기 집에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이 데리고 놀던 창녀는 돈 주고 떼어버렸다고 이야기한다.
대단원에서 두 사람은 각자의 거짓 정부놀이를 때려치우고, 한층 더 깊어진 사랑으로 몸과 마음을 밀착시킨다.

극 중간에 기모노 차림으로 부채춤을 추는 남녀 출연자들의 모습이 인상적이고, 마지막 장면은 ‘더 러버&리뷰스케치’의 출연자 전원이 타악기 현악기, 금관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면 관객의 갈채와 함께 공연은 끝이 난다.

한혜진, 김상엽, 박현철, 서민우, 홍은정, 이원국, 조남용, 김예림, 이 지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호연, 그리고 열창과 연주는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조명 황동균, 의상 김정향, 무대 임 민, 음악 서상완, 분장 박팔영, 한국무용지도 김소이, 무술지도 이상철, 일본무용지도 시노 바빗치, 안무 이 지, 통번역 이수연, 조명크루 신성일 윤동기, 염시훈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한국연극연출가협회의 아시아연출가전, 해롤드 핀터 작, 이수연 협력연출, 시노 바빗치 연출의 ‘더 러버&리뷰스케치’를 흥미만점의 걸작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할용해주세요.

http://hangg.co.kr/news/view.php?idx=23102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리스트페이지_R001
최신뉴스더보기
리스트페이지_R002
리스트페이지_R003
리스트페이지_00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