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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2-18 21: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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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현미 ‘그림이 된 남자.’.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이 있다. 사람과 신념도 그러하거니와 예술에서도 극단이 통하는 지점이 있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너무나 사실적인 그림인데 환상적인 세계의 이면을 펼쳐 보여주는 작품이 그렇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전시 중인 ‘환영과 환상’전은 바로 사실적인 지점이 어떻게 환영(illusion)의 단계를 거쳐 환상(fantasy)의 세계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전시다.

강렬한 인물 초상을 그리는 강형구와 선인장과 극사실주의 풍경으로 유명한 이광호, 사진을 바탕으로 새로운 회화를 보여주는 유현미, 인체의 디테일까지 빚어내 불편한 기분까지 자아내는 최수앙 등 7명의 작품 25점이 전시장에 나와 있다. 강영민 고명근 천성명의 조각과 사진 설치 작품도 눈길을 끈다.

이 전시는 회화의 기본인 사실의 재현이 어떻게 환상으로 이어지느냐를 보여주고 있다. 이를테면 이광호의 선인장 그림이나 강형구의 반고흐 초상을 보면 너무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인데 낯설면서 새롭다. 이광호가 그린 선인장은 식물인데도 인체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 성(性)적인 느낌도 강하다. 화폭 속 선인장 가시가 손을 찌르기라도 하듯 촉감적인 느낌이 강하다. 강형구의 초상 역시 알루미늄이라는 독특한 재질을 긁어낸 기법 탓인지 강렬한 마법의 힘을 발휘한다.

환영이 수동적이고 부분적인 느낌이라면 환상은 환영을 넘어 관객이 적극적으로 작품에 개입해 벌어지는 상상력의 세계를 말한다. 사실이 환영이 되고 그것이 또 환상의 세계로 넘나드는 지점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유현미의 작품 역시 연출한 공간과 인물을 사진으로 찍은 뒤 그것을 다시 회화로 바꿈으로써 현실 공간을 초현실적으로 접근한다. 최수앙의 조각도 너무나 극사실적이어서 낯설면서 기괴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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