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5-01-06 19:06:02
기사수정

2012년 11월 30일, 김광석의 고향인 대구에서 그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김광석 벽화 길에 자리한 소극장에서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 시작되었다. 그 후 서울, 대전, 전주, 광주 등, 주요도시에서 300회가 넘는 공연을 올렸고 많은 관객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다. 40번 이상, 60번 이상을 본 관객들이 있을 정도니 여전히 사랑받는 가객, 김광석의 힘일까.

대학 동아리에서 만난 선후배들로 결성된 ‘바람’ 밴드는 제 19회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지만 각자의 삶으로 자연스레 흩어진다. 사회생활 속에 부조리함을 겪으며 회의를 느끼고, 최선을 다해 살았으나 ‘나’를 잃은 채 사회의 부속물처럼 되어버린 스스로에 대한 슬픔을 느낀다. 그리고 어느 날 그들은 잃었던 꿈과 자신을 되찾기 위해 콘서트를 하기로 한다.

어쿠스틱 뮤지컬이라는 이름답게 화려하거나 거창한 무엇은 없지만 잔잔하게 가슴을 파고든다. 이야기의 흐름은 조금 진부할 정도로 뻔하기도 하다. 하지만 자연스레 이야기 속에 녹아나는 노래가 배우들의 연기마저 ‘진짜’가 되게 만들어버린다. 그 시절에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닌 여전한 우리 이야기이기에 더더욱.

故 김광석의 노래는 여전히 힘을 가졌다. 그건 그의 노래가 대부분 그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으로, 진실한 울림으로 귓가가 아닌 마음에 남기 때문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소박한 이야기를 기타하나에 오직 목소리만으로 담백하게 들려주던 그를 여전히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다. 그의 노래를 소재로 한 뮤지컬들이 장점과 특징이 다름에도 모두 승승장구하고 있으니 말이다.

故 김광석의 주옥같은 노래들을 뮤지컬 넘버로 쓴 주크박스 뮤지컬 ‘디셈버’ ‘그 날들’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모두 저마다의 장점과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 중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가장 김광석의 음악을 원곡으로서 들을 수 있는 작품이다. 거의 편곡이 없이 들려주는 음악은 배우들이 직접 라이브로 들려주며 특히 이풍세 역할의 박창근 배우의 진실한 노래는 故 김광석의 것과 닮아있어 듣고 있는데도 그립고 아련하다.

배우가 아닌 대구에서 활동하던 싱어송라이터인 박창근은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서 담담하고 자연스런 모습으로 ‘노래’에 모든 것을 걸고 살아가는 이풍세 그 자체이다. 무대 어시서든 기타를 안고 노래를 부르는 그의 소박한 모습은 잔잔한 보슬비처럼 마음을 적신다.

기타 김상백 역의 박두성, 드럼 홍영후 역의 정수훈, 건반 백은영 역에 최윤희, 잼베 최고은 역에 황지영과 디안, 멀티녀에 문보람과 이가을, 베이스에 이현도가 ‘이풍세’ 박창근을 든든하게 받쳐준다. 때로는 합주로, 필요할 땐 화음으로. 18년 만에 만난 대학 동아리 동료들이 모여 있다, 무대 위에. 김광석의 주옥같은 노래를 들려준다. 참으로 따뜻한 작품이다.

새로운 해가 시작되었다. 혹독한 추위에 온몸이 움츠러들지만 따사로운 봄을 미리 만날 수 있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 가면. 대학로 SH 아트홀에서 오는 2월 15일까지 공연된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할용해주세요.

http://hangg.co.kr/news/view.php?idx=19734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리스트페이지_R001
최신뉴스더보기
리스트페이지_R002
리스트페이지_R003
리스트페이지_00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