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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11-28 20: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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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배우가 되고 싶다!’라는 묵직한 답이 돌아왔다. 성실함과 섬세함으로 뮤지컬 <미오 프라텔로>에서 무려 8가지의 역할을 수행 중인, 내공 있는 뮤지컬 배우 김순택을 만났다.

Q. 외도한 번 없이 뮤지컬만 하고 있는데 어릴 때부터 뮤지컬을 좋아했는지?
A. 어렸을 때 아버지와 외출했다 돌아오는데 버스 정류장 근처에서 ‘엄마 찾아 삼만리’라는 어린이 뮤지컬을 하고 있었다. 한 번도 부모님께 뭘 사달라거나 조른 적이 없었는데 그 때는 웬일인지 보여 달라고 했다더라. 친구들이 여행이나 비싼 선물 자랑할 때 이 때 본 뮤지컬을 많이 써먹었다. 그러면서 어떤 물질적인 가치보다 문화적인 가치에 대한 자부심 같은 것이 마음속에 자리 잡았던 것 같다.

Q. 그 때부터 뮤지컬 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는가?
A. 그래도 ‘내가 배우를 하겠다’하는 계기랄까 용기 같은 건 없었는데 고3 때 친구의 영향으로 도전해보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방향을 정하자 결국 시작하게 되었다. 그 때만해도 뮤지컬 학과란 게 없었는데 내가 입학한 것이 1기가 되었으니 왠지 운명처럼 느껴졌다.

Q. 그럼 배우하길 참 잘했다! 라고 생각하는가?
A. 어렸을 때는 매일매일 그런 뿌듯함이 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배우가 직업이지 특별한 사람인 것처럼 굴지 말자, 생각하게 되었다. 이 일에 대한 가치는 변함이 없지만 일상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Q. 배우로서 특별히 자신만의 무기가 있다면?
A. 춤! 지금 세 배우 중에서는 제일 나은 것 같다.(웃음) 사실 실력적인 부분은 연습만 하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많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해왔고 그렇게 극복해왔기 때문에 노력하면 할 수 있다고 믿는다.

Q. 지금 하고 있는 작품은 오랜만의 소극장 작품이다. 참여하게 된 계기는?
A. 쉬는 기간 동안 재밌을 것 같아서 오디션을 봤는데 덜컥 붙어버렸다.(웃음) 오디션을 보고 다음날 연출님과 컴퍼니 대표님이 찾아와 주셔서 함께 하게 되었다.

Q. 대극장 극을 주로 해왔는데 소극장과 다른 점이 있는지?
A. 배우로서 그렇게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작품에 임하는 자세가 같기 때문에 무대와 현실을 구별한다. ‘무대 위는 판타지, 객석은 현재’ 라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기 때문에 극장의 크기로 인한 차이는 없는 것 같다.

Q. 미오 프라텔로에서 스티비는 어떤 인물이며 가장 중점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A. 사실 이 작품에서의 스티비는 치치와 써니보이, 플로렌스의 이야기들을 연결하고 작품의 흐름을 설명해주는 역할이다. 스티비 뿐만 아니라 감비노, 루치아노 보체티, 15살의 신문팔이 소년 스테파노 등 8가지의 캐릭터를 하고 있다. 인물들 간의 관계와 감정, 이야기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일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있다.

Q. 8가지.......많은 캐릭터를 한 작품에서 하고 있는데?
A. 처음 연습할 땐 어려웠다. 의상도 빨리 갈아입어야하고 동선도 복잡한데다 배우가 셋이어서 쉴 틈이 전혀 없다. 지금은 스위치가 켜진 것처럼 그 장면이 되면 자연스럽게 전환된다. 역시 연습만이 살 길이다!

Q. 배우로서 꼭 하고 싶은 공연과 배역이 있다면?
A. 뮤지컬 <명성왕후>의 ‘고종’과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베르테르인데 한 가지는 이뤘다. <명성황후>에서 고종 역할을 하게 되었을 때는 정말 너무 행복했다. 아쉬움이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꿈꾸던 역할이었기 때문에 열정적으로 임했다. 학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무대 스탭을 했는데 무대 뒤에서 감동을 받아서 울곤 했다. 그래서 언젠가 세트 뒤가 아닌 세트 앞에서 베르테르로서 노래해 보고 싶다.

Q. 해왔던 배역 중에 자부심을 느꼈던 적이 있는지
A. 시대극에서의 캐릭터가 잘 어울린다는 말을 듣긴 하지만 아직 그렇게 자랑할 만한 작품은 아쉽게도 없는 것 같다.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의 이 선생을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지금이라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은 있다.

Q. 미오 프라텔로는 어떤가, 잘하고 있는지?
A. 우선 이런 창작 작품은 오랜만이기도 하고 쉴 새 없이 여러 캐릭터를 표현해야 해서 열심히 하고 있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공연하러 오는 길에 여학생 둘이서 뮤지컬 처음 보러간다며 설레어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 모습을 보는데 기분이 참 좋았다. 어떤 작품을 보러가나 궁금하기도 하고. 그 때부턴 무대에 서면서 ‘아, 오늘 처음으로 뮤지컬을 보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또 마지막인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 그러니까 잘 하자!’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관객들이 설레며 찾은 공연이 만족스럽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Q. 미아 파밀리아의 속편 격이라 매니아 팬 층이 상당히 많다.
A. 속편보다는 전편(?)일 것이다. 우리 작품을 사랑하는 팬 분들이셔서 그런지 그에 대한 부담은 없다. 가끔 배우들이 객석에 호응을 유도하는데 그럴 때면 반응을 너무 잘해주셔서 신기하고 재미있다.

Q.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새로운 모습도 반가웠는데,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A. 일단 배우가 되고 싶다. 아직 배우라고 말할 수 없는 것 같다. 방송에서 우연히 들었는데 이럴 경우는 세미프로?(웃음)

Q. 소극장 작품에서 보니 반갑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A. 내년 2월 1일까지는 스티비에서 안 빠져나올 예정이다.(웃음) 개인적으로 좀 더 좋은 사람이고 싶다. 그럼, 더 다양한 작품에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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