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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9-06 18: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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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대한축구협회.

2014 브라질월드컵 부진으로 팬들을 실망시킨 대한민국 축구가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FIFA 랭킹 57위)이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을 달성한 이동국(전북)의 두 골에 힘입어 FIFA 랭킹 29위 베네수엘라를 물리쳤다.

한국은 5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평가전에서 3-1로 이겼다. 전반 21분 만에 불의의 선제골을 허용한 한국은 전반 33분 이명주(포항)의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균형을 이뤘다. 이어 이동국(전북)이 후반 7분과 18분 연속골을 뽑아내면서 승리를 따냈다. 지난 3월 6일 그리스와의 원정 평가전에서 2-0 승리를 거둔 이후 5경기에서 1무4패에 그쳤던 한국은 이날 승리로 약 6개월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지난 6월 이란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이후 1년 3개월 만에 대표팀에 돌아온 이동국은 베네수엘라전에 출전해 한국 선수 중 역대 9번째로 센추리클럽에 가입했다. 이동국은 A매치 100번째 경기에서 두 차례나 축포를 터뜨려 부천종합운동장을 가득 메운 3만4456명의 팬을 열광시켰다.

신태용 코치가 임시 감독을 맡은 한국은 4-1-2-3 전형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홍명보 전임 감독 시절 수비형 미드필더 두 명을 두는 4-2-3-1 전형보다 훨씬 공격적인 전술이다. 공격은 이동국(전북)-손흥민(레버쿠젠)-조영철(카타르 SC) 스리톱이 이끄는 가운데 이명주(알 아인)와 이청용(볼턴)이 2선 침투에 나섰다. 포백 수비라인 바로 위에는 기성용(스완지시티)이 홀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 상대 공격의 예봉을 끊는 역할을 맡았다. 2012년 스페인과의 평가전(1-4 패)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뒤 한동안 대표팀과 인연이 없었던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골문을 지켰다.

신 코치는 평가전을 앞두고 “화끈한 공격축구를 펼쳐 브라질월드컵 부진으로 인해 실망한 팬들의 마음을 돌려놓겠다”는 말을 그대로 실천에 옮겼다.

이동국은 이날 1-1로 맞선 후반 7분 송곳 같은 헤딩슛을 꽂아넣었다. 김민우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코너킥을 이동국이 타점 높은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이동국이 헤딩한 공은 크로스바를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동국의 몸 관리 능력을 닮고 싶다”던 손흥민은 골을 넣은 이동국 앞으로 다가와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이동국의 신발을 닦아주는 세리머니로 선배를 축하했다. 신구 스트라이커가 만들어낸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선 이동국은 전방에서 상대 수비수와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며 제 역할을 다했다. 손흥민과의 호흡도 좋았다. 전반에 두 선수가 볼을 주고 받으면서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냈으나, 이동국이 슈팅할 찬스는 그리 많지 않았다.

후반 들어서자마자 역전골을 뽑아낸 이동국은 추가골로 쐐기를 박았다. 후반 18분 이명주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가 수비수 맞고 흐르자 이동국이 오른발로 차 넣어 3-1을 만들었다. 후반 33분 이근호와 교체돼 나온 이동국은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동국은 경기 최우수선수(MOM)로 선정됐다.

측면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은 소속팀 레버쿠젠이 아시안게임 차출을 왜 그토록 반대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줬다. 최근 UEFA 챔피언스리그 예선 두 경기 연속골을 넣은 손흥민은 대표팀에서도 활약을 멈추지 않았다. 손흥민이 볼만 잡으면 베네수엘라 수비수 두세 명이 그를 막기 위해 달라붙었다. 덕분에 동료들에게 좋은 찬스가 났다.

전반 33분 이명주의 선제골 상황에서도 손흥민이 시발점이 됐다. 손흥민이 2선에서 침투하는 이청용에게 감각적인 패스를 내줬다. 이를 잡은 이청용이 왼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수비수 맞고 굴절됐고, 이를 잡아낸 이명주가 때린 슈팅은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골망에 꽂혔다.

대표팀 부동의 측면 공격수 이청용은 이날 이명주와 함께 중원을 지켰다. 신 코치는 “이청용이 주로 측면을 맡았지만 소속팀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뛴 경험이 있다. 능력이 있는 만큼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신뢰를 보냈다.

두 차례 평가전에서 주장 완장을 찬 이청용은 기대에 부응했다. 이청용이 뛰어난 개인기와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좌우와 수비 뒷공간으로 볼을 뿌렸다. 본인이 직접 문전으로 쇄도하며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전반 43분에는 김민우의 크로스를 2선에서 침투하던 이청용이 헤딩으로 연결했으나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이 청소년 대표팀을 맡던 시절 중용했던 김민우는 베네수엘라전을 통해 자신감을 되찾았다. 그는 김진수(호펜하임)가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로 빠진 상황에서 왼쪽 풀백으로 기용됐다. 김민우는 안정된 수비력을 바탕으로 활발하게 오버래핑에 가담해 공격에 힘을 보탰다. 이동국의 헤딩 역전골을 도운 김민우는 경기 내내 날카로운 크로스를 날려 베네수엘라 수비진을 당황시켰다.

2년 만에 대표팀 골문을 지킨 김진현은 전반 킥 실수로 선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으나, 이후 안정적으로 골문을 지키며 더 이상의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전반 초반에는 일대일 상황에서 골과 다름 없는 슈팅을 막아내는 선방을 펼쳤다. 김승규(울산)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된 상황에서 기회를 얻은 김진현은 대표팀 골키퍼 주전 경쟁에 한층 불을 지폈다.

베네수엘라전을 성공적을 치른 대표팀은 오는 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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