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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8-31 22:3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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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온씨어터에서 극단 동숭무대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박근형 재구성, 임정혁 각색·연출의 ‘오셀로, 피는 나지만 죽지 않는다’를 관람했다.

무대는 중앙에 침상이 하나 놓여있다.

연극은 도입에 출연자들이 모두 등장해, 침상 앞에 검은 안경을 쓰고 앉은 오셀로와 그의 주위에 둘러서있는 이아고, 캐시오, 로드리고, 이밀리어, 데스데모나와 그 외의 출연자들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오셀로는 눈먼 소경인 것으로 설정이 된다.

장면이 바뀌면 무대는 연습실이 되고, 한 극단의 ‘오셀로’ 연습실에 배우들이 도착해 있다. 잠시 후 연출가가 등장을 하고, 배역발표가 시작된다. 연출가의 호명에 따라 작중인물이 한 사람 한 사람 결정된다. 경력 25년의 나이든 연기자가 오셀로로 결정되고, 그의 약혼녀이자 미모의 여배우가 데스데모나로 확정된다. 그런 후 이아고, 캐시오, 로드리고가 차례로 발표된다. 그런데 자신이 이아고로 지명될 것임을 예상하던 배우가, 이아고 대신 캐시어를 맡게 되자, 로드리고를 맡은 배우와 함께 불만을 표하는 광경이 객석에 전달된다.

원작에서는 이아고가 부관으로 승진된 캐시어를 무함하는 장면에서 출발하는데, 이 연극에서는 캐시어가 이아고를 무함하는 것으로 설정이 된다. 그리고 데스데모나를 연모하는 로드리고와 함께 캐시어는 모종의 흉계를 꾸민다.

원작에서 이아고가 오셀로의 의처증을 부추기는 행위를, 이 연극에서는 캐시어가 해낸다. 이아고가 데스데모나와 연습하는 장면이나, 허물없이 도와주는 장면을 캐시어는 오셀로에게 두 사람의 은밀한 사랑장면으로 왜곡해 전달한다.

대머리에 나이배기인 오셀로 역을 맡은 연기자는 임신까지 한 약혼녀에게 차츰 의심을 품기 시작하고, 캐시어는 한 술 더 떠 데스데모나의 뱃속 아기까지 이야고의 아이라고 귀 뜸을 한다.

오셀로를 맡은 나이든 배우는 당연히 속아 넘어간다. 그리고 분노에 차, 약혼녀인 데스데모나를 맡은 여배우를 닦달하기 시작하고, 이아고를 오셀로의 부관자리에서 해임시킨다. 데스데모나가 영문을 몰라 오셀로를 놀라움으로 대하고, 마침 데스데모나의 아버지가 왕의 특사로 오셀로를 찾아왔을 때, 데스데모나가 이아고를 선처해 달라고, 아버지에게 부탁을 하니, 오셀로는 연습장면에서 데스데모나에게 실제로 폭력을 행사한다. 당연히 연출가를 비롯한 출연자 모두가 경악한다. 다만 캐시오와 로드리고만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대단원에서 오셀로는 연습장면에서 침상에 누운 데스데모나를 실제로 목을 졸라 살해한다. 연습장은 충격의 도가니가 된다. 그리고 이러한 끔찍한 비극이 캐시오의 배역불만에서 저질러진 흉계였음이 알려지면서 오셀로는 눈을 뜨고도 사태를 제대로 식별하지 못한 자신의 어리석음에, 자책과 통곡을 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김귀선이 오셀로로 출연해 놀라운 연기력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캐시오 역의 정선민도 출중한 기량으로 무대를 장식한다. 최지은이 데스데모나로 출연해 미모와 호연으로 남성관객의 눈길을 끈다. 최문복이 데스데모나의 아버지, 원완규가 연출가, 김강현과 이권섭이 로드리고, 민경희가 전령역, 김 천이 이아고, 이조은이 조연출, 이밀리어와 비앵커로 박재원이 출연해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제작감독 임정혁, 무대감독 손용수, 조연출 이조은, 조명감독 황종량, 그래픽디자인 김 솔, 무대 김성태.최건영, 의상.분장 배은수, 조명오퍼 손교원, 음향오퍼 손진미, 기획 최현모.이세희.명양숙, 진행 공소현.하지연 등 제작진의 기량과 노력이 드러나, 극단 동숭무대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박근형 재구성, 임정혁 각색.연출의 ‘오셀로, 피는 나지만 죽기 않는다’를 독특하고 탁월한 ‘오셀로’ 변형연극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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