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더 데빌’은 정상적인 궤도를 벗어나고 틀을 깨뜨린 작품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어요.”
배우 차지연이 지난 26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뮤지컬 ‘더 데빌’ 프레스콜에서 “이런 장르에 이런 색깔을 입힌 작품이 꼭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뮤지컬 ‘더 데빌’은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파우스트’를 모티브로 한 3인극으로 모든 것을 잃은 후 유혹에 빠진 존 파우스트와 그를 점점 타락으로 몰아가는 X, 그리고 X로부터 존을 지키고자 하는 연인 그레첸의 이야기가 강렬한 록 음악과 함께 파격적으로 그려진다.
특히 조명, 음악, 무대 등 모든 면에서 기존 뮤지컬에서 흔히 접할 수 없는 기법을 활용한 데다, 강렬한 음악 속에 수많은 은유와 상징을 압축해 넣었다는 점에서 난해하다는 평가가 많았고, 철제로 가득한 무대와 4인조 밴드와 4인조 코러스가 무대 양 측면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도 낯설다.
이에 대해 차지연은 “익숙지 않아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그 또한 반갑다. 두려워서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장르의 다양성을 놓치는 것”이라면서, “어려워 보이지만 사실 굉장히 간결하고 정확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존은 우리들이 살아가는 일상이다. 어쩔 수 없이 (악을) 선택하게 되는 인간의 나약함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당초 예상과 달리 파우스트나 X가 아닌, 그레첸의 캐릭터가 유독 돋보인다. 아이를 살해하고 결국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 섬뜩하게 그려져, 이를 지켜보는 관객들의 마음까지 힘겹게 한다.
하지만 차지연과 장은아는 “힘들다기보다는 치유의 시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차지연은 “연습기간엔 공연을 하면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이상이 올 것 같은 두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희한하게 무대 위에서 최선을 다한 뒤 분장실에 도착했을 땐 내가 성숙해진 느낌을 받았다”면서 “치유의 시간을 만들어주는 작품, 정식적으로 맑아지게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은아도 “‘더 송 오브 송즈(The Songof Songs)’라는 노래를 들으면 눈물이 나오면서 치유가 된다”면서, “연습기간엔 힘들었지만 정작 무대에선 치유 받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고 덧붙였다.
X 역은 마이클 리 한지상 박영수 이충주, 존 파우스트 역은 송용진 김재범 윤형렬, 그레첸 역은 차지연과 장은아가 번갈아가며 연기한다. ‘헤드윅’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에비타’ 등으로 유명한 이지나가 연출을 맡았다. 오는 11월 2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한다. (공연 문의 02-3496-8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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