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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8-08 20:3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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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2014년 시즌 네 번째 프로그램 ‘즐거운 복희’(이강백 작, 이성열 연출)를 ‘극단 백수광부’와 공동제작으로 오는 26일부터 9월 21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무대에 올린다.

‘즐거운 복희’는 어느 한적한 호숫가 펜션 마을을 배경으로 평범한 인간들의 욕망과 이기심이 빚어낸 비극을 통해 선과 악, 진실과 허구의 모호한 경계를 묻고 나아가 이 경계에서 살아가는 인간 존재와 주체성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이야기가 넘쳐나는 시대, 조그마한 물건에도 스토리텔링이 필요하고 사소한 이야기가 상품화되는 시대로, 주인공 복희는 사람들의 욕망이 만들어낸 이야기 속에 갇혀 사는 여인이다.

무대는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어느 호숫가 펜션 타운으로, 대한제국의 백작 작위를 이어받았다는 백작, 펜션에서 사망한 장군의 초상화를 그린 화가, 자서전 대필가, 레스토랑 운영자, 전직 수학교사, 건달 등 서로 다른 캐릭터의 인물들이 호숫가 펜션을 분양받아 모여 있다. 장군이 죽은 뒤, 장군의 딸 복희는 나머지 여섯 펜션 주인들의 ‘애도 마케팅’에 따라 날마다 눈물지으면서, 아버지의 묘소를 참배하는 ‘슬픈 복희’의 삶을 강요당한다. 이 펜션을 통해 돈을 벌고자 하는 이들은 공통된 목적으로 서로 제각각 다르면서도 하나가 된다. 연극은 ‘진짜 복희’와 타인이 만들어 낸 ‘복희 이야기' 사이에서 실재와 허구, 선과 악의 경계와 정체성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특히 이 공연은 본극과 몇 개의 막간극으로, ‘본극’에서는 호숫가 펜션 주인들이 세속적 욕망을 충족시키기위해 ‘복희 드라마’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에 반해 막간극은 이 드라마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복희의 독백으로만 이뤄져 있다. 극중 인물들과 단 한 번도 같이 등장하는 일 없이, 오로지 막간극으로만 등장하는 복희의 존재는 이 이야기의 해석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어주는 연극적 장치라 할 수 있다.

‘호수’는 극중 가장 중요한 배경이자 모티브로, 이강백 작가는 작품을 쓸 때부터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의 원형무대가 아니면 안 된다며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호수를 바라보는 듯한 깊이가 있다. 이 작품에서 호수는 내면을 보여주는 중요한 구실을 한다. 호수나 잠겨있는 물 이미지는 다른 일반적인 극장들의 프로시니엄 무대에서는 구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영원한 동시대적 알레고리의 작가’ 이강백과 견고하고 단단한 해석을 보여주는 연출가 이성열의 두 번째 합작품이다. 또한 이인철(화가 역), 이호성(백작 역), 강일(박이도 역), 유병훈(김봉민 역), 박완규(남진구 역), 박혁민(조영욱 역), 전수지(유복희 역) 등 출연자의 면면도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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