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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7-27 16: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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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극장에서 극단 골목길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박근형 각색.연출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관람했다.

무대는 얇은 일정한 크기의 나무판자를 벽면과 등퇴장 로 옆에 촘촘히 붙인 것 외에는 텅 빈 채로 사용한다.

등장인물도 대부분 원작을 따랐으나, 영주를 아름답고 단아한 여인으로 설정을 하고, 극의 해설자 역을 겸해서 한다. 그리고 캐플렛의 부인을 환자이동의자에 몸을 싣고 다니도록 한다. 그리고 로렌스 신부(神父)가 등장할 때 수사를 동반시킨다.

연극은 도입에 여성 영주 겸 해설자가 등장해, 몬테규 가와 캐플렛 가의 숙적이자 원수관계를 우리의 동서갈등과 남북분단과 비교해 해설을 한다. 곧이어 양가의 청년들이 대결을 하는 장면과 영주가 등장해 싸움을 진정시키고,화해를 권한다. 양가의 대표들은 영주 앞에서 잠시 손을 잡을 뿐 영주가 자리를 떠나면, 다시 원수지간으로 돌아간다.

장면이 바뀌면 캐플릿 가의 가장과 부인에게, 딸 줄리엣과의 결혼승낙을 받으려는 패리스 백작의 등장과, 딸의 의사를 타진한 후 확답을 하겠노라는 캐플렛 가장과 부인의 화답과 함께, 성혼을 위한 축하잔치를 하도록 지시한다.

잔칫날 모테규 가의 청년들이 가면을 쓰고 몰래 참가한다. 그러나 줄리엣의 오라비 티볼트가 알아차리고, 이들을 혼내려고 하니, 캐플렛 가장이 제지한다.

이 잔치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이 운명처럼 상면한다. 두 사람은 첫 눈에 상대에게 이끌리고 사랑에 빠진다. 잔치가 끝날 때 쯤 두 사람은 원수지간의 딸과 아들임을 확인한다. 그러나 사랑은 그것을 뛰어넘는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비밀리에 로렌스 신부 주례 하에 결혼을 한다.

그러나 잔치에 몰래 참가한 것을 이유로, 티볼트는 로미오에게 싸움을 걸고, 로미오는 싸울 의사가 없음을 밝히지만, 벤볼리오와 머큐쇼가 로미오 대신 티볼트를 상대로 싸움을 벌이고, 로미오가 전력을 다해 싸움을 말리는 사이, 티볼트는 단검으로 머큐쇼를 살해하기에 이른다. 로미오는 머큐쇼의 죽음을 보고 분노로 티볼트를 살해한다.

이 일로 로미오는 살인죄로 사형선고를 받아야 마땅하지만, 영주의 배려로 영지 밖으로 추방을 당하게 된다.

오라비의 죽음과 로미오의 추방으로 놀란 줄리엣을 유모가 진정시려 애를 쓰고, 줄리엣의 부모는 패리스 백작과의 결혼을 한시바삐 성사시키려고 서두른다. 그러나 줄리엣은 몬테규 가의 로미오를 사랑하고 있음을 아버지 어머니에게 고백한다. 당연히 줄리엣은 아버지에게 매를 맞고 실신한다.

드디어 패리스 백작과 줄리엣의 결혼식이 있기 직전, 로렌스 신부는 계략을 꾸민다. 그러나 그 것은 독약을 매체로 하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계략이다. 줄리엣은 신부의 권고를 받아들이지만, 로미오에게 알리러 간 젊은 수사가 그 내용을 전달하지 못해, 그 계략은 참담한 비극으로 끝이 난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죽고야 마는....

대단원에서 몬테규 캐플렛 양가의 화해가 영주 앞에서 이루어지는 듯싶지만, 영주가 퇴장을 하자, 갈등은 증폭되어 심한 싸움과 칼부림으로 양가가 몰살되는 장면이 펼쳐지고, 마지막에 로미오와 줄리엣이 양가의 죽음의 현장에서 떠나 화합과 평화의 세계로 나란히 걸음을 옮기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김동원이 로미오, 심재현이 줄리엣으로 출연해, 더할 나위 없는 호연을 보인다. 신덕호가 로렌스 신부로 출연해, 성직자보다 더 성직자다운 풍모로 호연을 보인다. 김도균이 캐플렛의 가장, 정희경이 부인으로 출연해, 인물이나 성격창출 면에서 완벽에 가까운 기량을 나타낸다. 이봉련의 유모.... 이토록 출중한 연기력을 가진 여배우가 있었다니... 이 비극에서 그녀의 연기는 웃음을 선사하는 유일한 숨통이 된다. 우정원의 영주 역 또한 원작의 영주역을 200% 살려내는 단아한 미모와 연기, 그리고 차분한 해설자 역으로 연극을 이끌어 가는 모습이, 흡사 세계 각국의 여성 지도자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티벌트 역의 김은우의 연기가 인상 깊게 기억되고, 곽현석의 몬테규 가의 가장, 나영범 패리스 백작, 이호열의 벤볼리오, 최영재의 머큐쇼, 이경호의 밸더자, 김태훈의 존 등 출연자 모두의 호연은 관객의 갈채를 이끌어 내는 역할을 한다.

조연출 이은준, 무대감독 권 혁, 무대디자인 정헌조, 조명디자인 성노진, 소품 김병건, 의상 김민희, 움직임지도 권영호·김가빈, 진행 안소영, 오퍼 류왕주·남수현, 작곡 아트모스피어, 음향 박민수, 사진 E.NU, 홍보 김지은 인쇄 복사광장 등 제작진의 기량과 열정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골목길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박근형 각색.연출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출력이 돋보이고, 우리의 정치현실을 반영한 듯싶은 걸작 재창작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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