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4-07-25 11:05:20
기사수정

혜화동 동국소극장에서 극단 로가로세의 염지영 작, 이재윤 연출의 ‘냄새 풍기기’를 관람했다.

이 연극은 홀로 사는 노인의 죽음과 그 시신이 방치되어 부패해 악취가 날 때까지 주변 거주자들은 낡은 건물과 주변 환경 탓으로 돌리다가, 결국 노인의 시신을 발견하고, 악취의 원인을 알게 된다는 내용이다.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에 빠르게 진입하고 있음과 동시에 독거노인도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독거노인에 대한 질적인 조사를 통해 독거노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의 확충과 서비스가 개발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서비스체계에서 고립되거나 소외되지 않도록 지역사회의 관심이 절실하다.
21세기는 아마 노인의 세기가 될지도 모른다. 인구고령화는 개인과 가족과 사회에 많은 부담과 문제점을 안겨주게 될 것이고 국가와 사회는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집중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21세기 동안 고령화 사회와 고령사회를 거쳐 초 고령화 사회로까지 진전할 것이기 때문에 노인은 다른 어느 대상보다도 계속적으로 더욱 큰 정책적 관심의 대상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노인문제를 노인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정책적으로 해결하고 나아가서는 예방할 수 있는 정책도 수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누적되는 노인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정책적인 대안과 실천이 뒷받침되어야겠지만 정부의 참여와 정책만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가족, 지역사회, 국가의 삼위 일체적 배려가 필요하다.

결국 현대화의 결과 증가하고 있는 노인 단독가구의 노인들을 위한 전문적 보호정책이 실시되기 위해서는 노인이 살고있는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보호의 연속체 개념에 입각한 재가 및 시설서비스가 확대되고 정비되어, 다양한 의료와 보건, 복지서비스들이 장기보호의 체계 속에서 통합적이고 연속적으로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노인과 관련된 모든 의사결정과정에 노인들의 견해가 반영될 수 있도록 참여 민주주의가 제도화되어야 할 것이며, 나아가 노인 자신 또한 스스로 배우고 노력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독거노인들이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이 외로움이고 고독감이다. 그들에게 관심을 갖고 찾아가는 사람은 사회복지 봉사자들과 기타 소수인들 뿐이다.

신문 기사를 보면 독거노인의 고독사와 폭염으로 인한 사망 등에 관한 내용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노인 고독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빨리 과학적인 노인 안전 점검 시스템이 있어야겠다.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제 우리사회는 노인문제를 위해 더욱 더 깊이 있게 체계화된 시스템을 연구 개발해야 할 것이다.

무대는 오래된 연립주택의 입구 공간이다. 반 지하층의 창문이 보이고, 무대 좌우에 허리를 구부려야 출입을 할 수 있는 통로가 나있다. 통로 입구에는 비닐을 늘어뜨리거나, 파손되기 쉬운 물건을 공기가 주입된 비닐로 포장을 한 상품이 유행인데, 바로 그 공기 비닐 포장을 길게 오려, 주렴처럼 출입구에 길게 늘어뜨려 놓았다.

무대 정면 출입구는 열려있고, 복도에 사각의 마분지를 여러 개 줄에 꿰어 천정으로부터 늘어뜨려 달아놓았고, 보통의 여닫이문보다 더 넓은 문짝을 달았기에, 마치 벽이 열리고 닫히는 듯하다. 벽 앞에 평상형태의 조형물이 놓이고, 무대 왼쪽의 상자 곽 속에는 왁스 통이 놓여있고, 뒤쪽에는 폐지더미가 보인다. 왁스상자 앞쪽에는 호수가 달린 수도꼭지도 보인다. 무대 오른쪽 벽 중앙의 낮은 통로 옆에는 상자 곽 몇 개를 접어 기대어 놓았다.

연극은 도입에 출연자들이 연립주택 앞 공간에 등장해 무대를 우왕좌왕하며 각자 음악에 맞춰 독특한 몸놀림을 한다.

장면이 바뀌면 출연자들의 신상이 하나하나 밝혀진다. 60이 넘은 택시회사 소속 운전자, 경마에 골몰하는 남편과 지역사회 일에 앞장서는 아내, 열정적으로 회사 일을 했지만 정리해고 대상이 된 청년, 일정한 인원의 학생이 수강신청을 해야, 강의를 맡아 할 수 있는 대학 강사, 그리고 폐지를 주워 생활을 하는 고령의 여성 독거노인 등, 저소득층이나, 빈곤층을 대변하는 모습들이다.

이들 각자의 생활과 생업이 소개가 되고, 낡고 오래된 연립주택에서 뿐 아니라, 주변에 쓰레기 소각장이 있어 악취로 고생을 한다는 것이 설명이 된다.
악취에 대한 대책으로 주변에 락스를 뿌린다거나, 숯을 잔뜩 가져다 여기저기에 놓아두고, 벽에 악취제거용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백색 테이프를 문짝 주위에 바르기도 한다.

이들 생활이 극의 내용으로 펼쳐지면서, 여자노인이 폐지를 주워 유모차처럼 생긴 손수레에 싣고 등장한다. 이 여자노인은 독거노인으로 묘사가 된다. 자세히 보니, 여노인은 젊은 시절에는 배우 못지않은 미모를 지녔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거주자들의 악취로 고통을 받는 모습과 각종 생활고와 취업난, 그러면서도 발전적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모습들이 남의 일 같지 않기에, 관객과의 공감대가 일찌감치 형성된다.

물론 거주자들 간의 크고 작은 다툼이 생활풍경으로 묘사가 되면서, 자신들도 모르게 공동체 의식을 감지하게 된다. 그리고 악취문제도 공동체적으로 대처하려 하지만, 직접 나서서 앞장을 서는 것에는 주저하는 모습을 보인다.
자신감을 상실하고 사는 인물로 설정이 된 까닭일까?

대단원에서 악취의 원인이 지하방에서 사는 여성 독거노인의 사망과 시신의 부패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관객의 침통한 한숨소리와 더불어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박태경이 60대 택시기사, 배소이가 여성 독거노인, 최희정과 이현화가 남편과 아내, 황무영이 대학강사, 손명구가 청년사원으로 출연해, 각자 독특한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프로듀서 최무성, 무대디자인 이태원, 음악감독 구본웅, 포스터사진 김 솔, 스튜디오사진 박주혜, 분장 송지수, 움직임지도 손명희, 조연출 김준석·김태호·최민영, 진행 최윤정, 홍보·마케팅 한강아트컴퍼니 등 제작진의 노력이 드러나, 극단 로가로세의 염지영 작, 이재윤 연출의 ‘냄새 풍기기’를 시사성이 높고 시의적절한, 누구나 보아야 할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할용해주세요.

http://hangg.co.kr/news/view.php?idx=14128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리스트페이지_R001
최신뉴스더보기
리스트페이지_R002
리스트페이지_R003
리스트페이지_00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