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4-07-13 17:11:57
기사수정

▲ 문지영 이바노프(사진제공/씨에이치이엔티).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극단 체의 안톤 체홉 작, 강태식 역.연출의 ‘이바노프’를 관람했다.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러시아어 Анто́н Па́влович Че́хов, 영어 Anton Pavlovich Chekhov,1860~1904)체호프는 흑해 위에 있는 아조프 해연안의 항구 도시 타간로크(Taganrog)에서 태어났다.

고향에서 고대 그리스어를 가르치는 예비학교를 다닌 후, 타간로크 인문학교에 입학한다. 그러나 성적 불량으로 3학년 때 유급하고, 3년 뒤 고대 그리스어 시험에 낙제하여 다시 5학년에 유급해 원래 5년이면 졸업하는 학교를 8년 만에 졸업한다.

그런 후 모스크바 대학의 의학과에 진학한다. 그러나 이 때부터 체호프는 의학공부를 하는 한편 타간로크에서 받는 장학금과 상트페테르부르크나 모스크바의 잡지에 유머 단편을 써서 그 원고료로 부모와 세 동생의 뒷바라지를 한다.

1887년 연극 이바노프의 첫 공연이 있기까지 체호프은 문학잡지 ‘귀뚜라미(Strekoza’ ‘파편(Oskolski)’ ‘자명종(Budilnik)’ ‘페테르부르크 신문’ 에 단편과 수필을 기고한다. 특히 1883년에는 ‘Oskolski’에 모스크바의 일상을 스케치하는 컬럼을 맡는다. 체호프의 글은 호평을 받았으며 대학을 졸업할 무렵에는 이미 신진 소설가로서의 명성이 높았다.

1883년 의과대학을 졸업한다. 그러나 23세 때 걸린 폐결핵이 체호프의 건강을 위협하게 된다. 그 해 11월에 처음 결핵 증세로 요양한다.

톨스토이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체호프는 시베리아, 사할린 섬 여행을 계획하고 1890년 모스크바를 출발, 사할린에 도착한다. 사할린 섬에 유배된 수인(囚人)들의 비참한 생활은 체호프의 마음에 강렬한 인상을 새긴다. 그는 1899년, 건강상태가 악화되자 얄타를 마주보는 크림 반도로 옮겨간다.

1900년에는 러시아 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되었으나, 사임하고 1904년에 폐결핵으로 44년의 생애를 마친다.

체호프의 만년은 연극, 특히 모스크바 예술극단과의 유대가 강했고, 1901년에 결혼한 올리가 크니페르는 예술극단의 여배우다.

체호프는 직접 무대에 서기도 했으며, 19세기 말의 러시아 사회상태를 배경으로 하여 반항적이지만 능력 없는 인물을 극에 등장시킨다.

1887년에 집필된 ‘이바노프’는 모스크바 및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대성공을 거두었다. 기교로도 ‘프라토노프’보다 앞선 작품이었고, 차기작인 ‘숲의 정(精)’에서 실패를 하기는 했으나, 단편 ‘곰’(1888)이나 ‘청혼’(1889) 등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1896년의 ‘갈매기’를 비롯해 ‘바냐 아저씨’(1899), ‘세 자매’(1901), ‘벚꽃동산’(1903) 등을 집필해 새로운 형태의 회화극(會話劇)을 확립한다.

무대는 배경에 자작나무 숲이 펼쳐있고, 무대 중앙에 소형 피아노가 한 대 놓여있다. 무대 오른쪽에 작은 책상과 의자가 있다. 장면이 바뀌면 숲 대신 이바노프의 거실이 되고, 다시 장면이 바뀌면 도지사 저택의 응접실이 된다.
배경막이 열리면 무대 뒷부분까지 등퇴장 로가 되고, 대단원에서는 객석을 향해 조명이 정면으로 투사되면서 마무리를 한다. 베토벤의 “월광곡”이 피아노로 연주되고, 영화 “일요일은 참으세요.”의 주제가, 또는 오페라 아리아 “남몰래 흐르는 눈물”, 플라맹고 음악 등 귀에 익은 음악이 극적효과를 높인다.

연극은 도입에 신부복을 입은 여인과 이바노프의 첫날밤 장면이 실크 스크린 안쪽에 그림자로 묘사되고, 흑색착의의 인물군상이 무대를 가로 세로 질주를 하거나, 이합집산을 하며, 희미한 조명 아래서 형광을 발하기도 하면서 신혼부부의 암울한 장래를 예고하는 듯싶은 동작을 연출해 낸다.

극이 시작되면 이바노프는 사랑 없는 결혼을 한 인물이라는 오해를 산다. 아내가 결핵을 앓고 있기에 남편으로서 할 도리를 다해 치료를 하지만, 좀처럼 병세가 호전되지 않는다. 주치의는 이바노프에게 아내를 요양원으로 보내라고 당부한다. 그러나 이바노프에게는 금전적 여유가 없는 것으로 설명이 된다.

게다가 이바노프는 관리자를 비롯한 주변의 도지사 댁 마님에게 급료요구나, 빚 독촉을 받는 입장이다. 그러니 요양원을 보낼 수 없다는 게 이해가 간다. 글을 쓰는 이바노프....어쩌면 체호프 자신일 수도 있지만, 이바노프는 함께 살고 있는 삼촌까지 부담스럽지만, 60이 지난 삼촌은 어디 놀러갈 장소만 있으면 이바노프에게 데리고 가 달라고 보채는 게 일쑤다.

도지사 부인에게 약속한 날짜에 빚을 갚을 수 없으니 기일을 연기해 달라는 부탁을 하러 갈 때, 이바노프는 삼촌과 동행을 한다. 이바노프의 부인도 의사의 권유로 의사와 함께 도지사의 집으로 향한다. 부인이 자신의 뒤를 따르는 것을 이바노프가 알 리가 없다.

도지사 집은 무슨 유곽기분이 난다. 운집한 사람들도 그렇고, 음주와 함께 즐기는 분위기가 열정적이고, 연주되는 음악이나 노래가 사람의 가슴을 끓어오르게 한다. 이바노프와 삼촌이 방문하자, 도지사나, 부인의 환대가 쌀쌀맞은 느낌이다. 물론 이바노프의 빚 연기 이야기가 원인일 수도 있다. 삼촌은 나이에 걸맞지 않게, 손님으로 와 있는 젊은 미망인에게 눈독을 들인다.

어쨌건 모두 어울려 즐기면서 불꽃놀이를 한다고 도지사 집 마당으로 나가자, 도지사의 아름다운 딸이 이바노프에게 달려온다. 이바노프야 아내 병수발 하랴, 빚 갚으랴, 다른 여인에게 눈을 돌릴 여유가 없지만, 안톤 체호프처럼 잘생긴 이바노프에게, 좋아하는 마음을 가진 여인이 접근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도지사의 딸의 연정이 이바노프에게 은연중에 노출이 된다.

이바노프는 거부의사를 나타내지만, 열정적으로 몸과 마음을 밀착시키는 도지사의 딸을 밀어내기는 부처님이 아닌 바에야 보통 힘이 드는 게 아니다. 이바노프와 도지사 딸의 입맞춤과 포옹이 절절에 이를 때 이바노프의 아내가 이 장면을 보고 주저앉는다.

장면전환이 되면 이바노프의 아내는 충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설정이 되고, 주치의는 이바노프에게 아내대신 복수를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다. 삼촌은 미망인과 함께 사는 것으로 소개가 되고, 장면전환과 함께 이바노프와 도지사 딸의 혼례 날로 객석에 전해진다.

모두 결혼준비로 떠들썩한데, 맨발의 이바노프가 등장한다. 자신의 불륜행실로 아내가 죽었으니, 양심의 가책으로 이 결혼을 하지 못하겠다는 의사표명을 한다. 도지사 내외 뿐 아니라, 주위사람들이 결혼날짜를 받아놓고, 바로 혼례 날, 어찌 그런 소리를 하느냐고 떠들어 댄다.

신부될 사람도 달려와 항의를 하고, 주치의가 등장해 죽은 이바노프의 아내를 위해, 이바노프에게 결투신청을 한다. 그러자 이바노프는 권총을 꺼내 자작나무 숲을 향해 달려간다. 잠시 후 총성이 들리고, 배경 막이 열리면, 강한 조명의 역광과 함께 연극은 마무리를 한다.

남성진이 이바노프로 출연해 놀라운 호연으로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마치 1950년대의 명배우 황 철의 현신을 대하는 느낌이다. 권성덕, 이주실, 장보규가 능숙한 기량으로 연극의 버팀목이 된다.

전국향, 손종학, 배해선이 호연으로 극의 주춧돌 노릇을 한다. 김홍택, 김태한, 서숙영, 문지영, 박그리나, 김수현, 우주원, 정유진, 안민호, 김수미, 김아진, 김진욱, 윤석민, 진성웅, 장준현, 자두리, 박상희 등 출연자들의 열연과 호연이 극의 수준을 상승시킨다.

예술감독 박상규, 드라마투르크 송현옥, 조연출 문아영, 기술감독 최관열, 무대디자인 표종현, 무대제작 타프무대, 안무 하정오, 조안무 조주연, 음향감독 김대영, 조명감독 정진철, 분장 김다인, 의상 장주영, 사진 신귀만, 조연출보 나동욱, 음향 프로그래머 정주리, 조명어시스트 이은주, 무대감독 신은철 포스터 김유미, 홍보 드림컴퍼니 오해선, 서혜란 등 제작진의 열정과 노력이 드러나, 극단 체의 안톤 체홉 작, 강태식 역.연출의 ‘이바노프’를 고품격 예술지향적 연극으로 창출시켰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할용해주세요.

http://hangg.co.kr/news/view.php?idx=13568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리스트페이지_R001
최신뉴스더보기
리스트페이지_R002
리스트페이지_R003
리스트페이지_00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