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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1-03-04 17: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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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대지위로 단비가 내렸다. 이제 곧 봄이 오고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이로움이 인간생활에 축복과 풍요로움과 위대함과 고마움을 새삼 느끼게 해 줄 것이다.
봄이 달려오면 당장 맨발로 뛰어나가서 제일먼저 누구를 맞이할까? 생각만 해도 사뭇 즐거운 일인게다.
아침 이슬을 먹고 사는 달팽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아가고, 반딧불이가 나들이를 간 후 오색딱따구리의 나무 쪼아대는 소리에 노루가 잔뜩 긴장을 하고, 멧돼지가 꼬리를 흔들며 촉각을 세워 경계를 하고, 팔색조가 후박나무위에서 멀리 먹이를 향해 집중하고, 산양이 계곡 바위에서 동료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서로 선 보초를 선다. 자연의 이치는 우리가 사는 만큼이나 지구를 순환적으로 자연현상을 보호 하고 있다.
자연의 위대함은 얼마나 무한적인가. 산과 바다, 태양과 대지, 바람과 구름, 인간과 동물 등 어느 하나 지금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잡힐 듯 말 듯 한 물이 증발하여 구름이 되고 다시 비가 되어 떨어져 지하수가 되고 강이 되어 바다가 된다. 빗물이 모이고 모여서 큰 바다가 되니까 바다란 결국 작은 물방울 하나하나 이다. 그러니 결코 크다 하여 자랑하지 말고 작다하여 무시하지 말아야 하며 궁극적으로 크고 작은 것은 하나이기 때문에 한 속 이다.
앞으로 우리 인간들은 해저도시를 건설하고 우주를 개발하여 우주공간에 집을 짓고 사는 날이 도래할 것이기 때문에 우주와 바다를 개척해야 한다.
우주의 평균온도는 섭씨 영하 270도로 추정하고 있는데 비해 지구중심부의 온도는 약 5,000도를 넘지 않고, 우주의 나이는 약 150억 살 이지만 지구는 약 46억 살 이다. 우주는 끝없이 팽창과 수축을 반복 하는 반면 은하는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 은하는 빛(세상에서 가장 빠른 물체)의 빠르기로 움직이는데 은하가 있는 곳이 바로 우주의 끝인 셈 이란 것도 알아야 한다.
이 은하엔 천억 개의 은하가 존재하고 각각의 은하에는 또 천억 개나 되는 별들이 있다고 하니 이 은하계 일원의 하나인 지구에 살고 있는 위대하다는 한 인간도 대우주 앞에선 전혀 조금도 위대 하지 않다. 그러므로 내공을 쌓듯 마음을 내려놓고 늘 겸허해야 하지 않을까?
지난 여름밤 옥상에서 반짝이던 별들은 저마다의 색깔이 각기 다 틀렸는데 그것은 별의 온도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며, 별에도 일정한 수명이 있는데 수십억 년이 지나면 빛을 잃고 사라진다. ‘신성’은 바로 이러한 별의 현상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제 전통의 중요한 품위 부분을 애기하고자 한다. 그럼 전통의 품의라는 측면으로 접근해보면 고유의 황칠달항아리는 그 대상으로 적격이다. 설명되는 이유는 이렇다.
황칠달항아리는 햇볕이나 백열전구 밑에서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칠흑같이 어두운 깊은 밤에 수려하고 은은한 달빛아래에서 감상해야 황칠달항아리의 최고 진수를 맛 볼 수 있다. 또 달빛이 쏟아져 내리면서 황칠의 금색과 절묘히 조화되면 한없이 상상할 수 없는 흡인되고야마는 바로미터 감흥에 젖는다. 따라서 이것은 여기 우리 선조들의 뛰어난 감수성과 기술성과 예술성을 접하게 됨과 동시에 전통문화의 보존이 이토록 절실하게 해야만 하는 까닭에 연유하여 이해하게 될 것이다.
실바람이 부는 어떤 달밤에 지인과 소박한 약주 잔에 달을 담아 마신 적이 있다. 잔속에 들어 있는 달에는 자꾸 보면 볼수록 또렸한 나 자신의 모습이 담겨 있었는데 언제나 부정할 수 없는 백제황칠장인의 모습이었던 것을 후에 세월과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에 와서도 잊혀 지지 않는 장인의 제 모습은 선조와의 교감의 모습이라 해야 할 것 같다. 항상 부족한 제 자신을 생각하며.
필자는 ‘달맞이하러 가자’ 는 말을 참 좋아한다. 왜냐면 달에는 토끼의 꿈과 희망이 있어서이고 견우와 직녀가 있어서이기도 하고, 제일 으뜸의 생각은 북두칠성이 하늘에 있기 때문이다. 또 거기에 우리민족의 지주 정신이 되는 ‘아리랑’이 있어서이다
달에는 정성을 들여 희망이 잇고 달빛에는 감흥이 있어 황칠달항아리가 살아 있다. 달맞이하러 가는 것은 한 속인 황칠달항아리를 보러 가는 것이다.
이태리의 가죽장인은 한사람이 하루에 혼자 한 개의 가죽핸드백을 만든다. 전부 모든 공정을 혼자 다 해서 완성 한다. 이른 바 명품핸드백이다. 꼼꼼하고 완벽하게 만드는 존경해야할 장인정신이다.
우리나라에도 이태리 장인이 부럽지 않은 훌륭한 장인이 각 분야에 많다. 다만 아쉬움이 있어 말하자면 명품을 만드는 국제적인 이름의 전통장인이 많았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 이다.
인간의 손으로 만드는 천하의 명품은 우주의 별빛처럼 이와 같이 세상에 더욱 빛난다.

-필리핀 국립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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