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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6-08 21: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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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배춘희 할머니가 8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91세.

경기도 광주시 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쉼터인 ‘나눔의 집’은 배 할머니가 오전 5시경 나눔의 집에서 노환으로 운명했다고 밝혔다.

배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7명 중 생존자는 54명(국내 49명, 해외 5명)으로 줄었다. 나눔의 집에는 생존자 중 9명이 머물고 있다.

1923년 경북 성주에서 태어난 배 할머니는 19살 때 절친한 친구 봉순이네 놀러 갔다가 정신대를 모집한다는 말을 듣고 중국 만주로 끌려갔다.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친구 봉순이와 함께 정신대에 자원했다가 멀고 먼 중국으로 끌려가 일본군의 ‘성노예’ 생활을 했다.

광복 후 고국에 돌아왔으나 적응하지 못하고 얼마 뒤 일본으로 건너갔다. 그러나 가정을 꾸리지 못하고 홀로 살며 엔카 아마추어 가수 생활을 했다. 1980년대 초 친척의 도움으로 고국으로 돌아왔으나 친척에게 사기를 당해 모은 돈을 다 잃고 나서 사람을 못 믿게됐고, 1997년 5월 15일 같은 아픔을 지닌 할머니들이 생활하는 나눔의 집으로 들어와 지내왔다.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 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등 어학에 남다른 재능을 보인 배 할머니는 나눔의 집에 봉사활동을 온 외국어고교 학생들과 각국 언어로 대화하면서 현지인 수준의 실력으로 어학 지도를 해주기도 했다.

노래를 잘하고 장구도 잘 다룰 뿐만 아니라 그림 실력도 뛰어나 만능 재주꾼으로, 나눔의 집 할머니들의 화보에 실린 ‘중국에서’ ‘고행생각’ 작품에서 볼 수 있듯이 배 할머니의 그림은 사실묘사에 뛰어났다.

고인의 빈소는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분당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영결식은 10일 오전 나눔의 집 장(葬)으로 엄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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