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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1-02-18 13:3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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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마냥 며칠째 매섭게 쏟아진 폭설로 일주일째 눈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삼척시에 한편의 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졌다.

폭설로 1m가 넘는 눈이 쌓이면서 축사가 붕괴돼 엄청난 양의 눈더미에 파묻혀 매몰돼있던 어미소 한 마리가 나흘 만에 기적적으로 구출된 것이다.

지난 13일 삼척시 월천리 양지목장 3개동 축사 중 80마리를 사육중인 1개동이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반 이상이 무너졌다.

삼척시 직원들은 눈보라를 헤치며 바로 현장으로 출동해 원덕의용소방대원과 119구조대와 함께 소 구조작업에 들어갔지만 소 5마리가 안타깝게 생명을 잃었다.

농장주인은 무너지는 마음을 쓸어 담으며 소는 이미 다 죽었으니 남은 소라도 지키고 싶다며 2차 붕괴위험이 있는 축사의 지붕제설과 축산분뇨를 정리해야한다고 다급히 말했다.

소방대원들도 샅샅이 뒤져봤지만 추가 매몰된 소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주인의견에 동의했지만, 김대수 삼척시장은 그래도 생명이 우선이니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생명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해야한다며 구조작업을 벌여야한다고 주장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더 이상의 소는 발견되지 않았다. 남은 축사의 안전과 마을길 제설도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소 수색작업을 계속해야하는지 지치고 불안한 마음에 의견이 분분했다.

하지만 생명의 확신이 든다는 김대수 시장의 강력한 의지로 수색작업은 3박4일 동안 계속 진행되었고 끈질긴 노력에 화답이라도 하듯 누런 소의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환호성이 터졌다. 그동안 천근만근 지친 몸과 마음이 눈 녹듯 사라지는 순간이다. 어미소가 남은 힘을 쥐어짜며 나 여기 있다고 머리를 흔드는 것만 같다. 그곳으로 모두가 달려갔다. 이건 기적이다!

구조작업을 하던 이들은 재빨리 눈을 치우고 어미소를 꺼냈다. 눈 속에서 4일간이나 꼼짝 못하고 아무것도 먹지 못한 어미소는 추위에 온몸이 얼음장 같고 일어날 힘도 없어 몸을 가누지 못했다.

농장주인은 자식 같은 소를 부여안고 눈물을 흘렸다. 기적적으로 살아난 이 소는 30개월 된 어미소로 새끼도 한 마리 있다고 말하며 정말 다행이라고 고마워했다.

즉시 현장에 수의사가 투입돼 기적의 어미소에게 영양제 주사를 놓아주고 보온이불을 덮어주어 차가운 몸을 따뜻하게 하는 등의 보호조치를 취했다.

김대수 삼척시장은 마치 소가 구해달라고 말이라도 하듯 꿈에 나타나 수색작업을 멈출 수 없었다며, 우리를 믿고 추위 속에서 4일간이나 버텨준 소가 살아줘서 정말 고맙다고 전했다.

또 이 기적의 어미소가 최근 미로 대형산불과 구제역 발생, 폭설 등 연이은 재난에 힘겨워하는 삼척시에 좋은 징조라며, 하루빨리 건강을 되찾아 많은 새끼소를 낳아서 구제역으로 자식 같은 소를 잃은 축산농가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달래는 희망이 되길 기대해본다며 삼척시에서 기적의 소를 매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즐겁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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