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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4-07 10:4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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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극단 물결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송현옥 각색 연출의 ‘햄릿, 여자의 아들’을 관람했다.

극단 물결의 대표이자 연출가인 송현옥(1961~) 세종대 교수는 2013년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가 선정한 제33회 최우수 예술가상(연극부분)을 수상했다.

연극을 하게 된 동기가, 소녀시절 부친이신 고(故) 송영수(1930~1970)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교수께서, 미술대학 연극공연을 모친과 함께 관람하도록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시 필자가 서울미대 극회를 창단하고 출연과 연출을 했으니 감개무량하다.

근자에 이르러 국공립극단을 비롯해 각 극단마다 셰익스피어의 변형된 작품공연이 대세를 이루고 있고, 극단 물결의 ‘햄릿, 여자의 아들’도 변형된 작품이지만, 기존의 틀과 주제를 극복하고, 철제 빔을 가로세로 엮어 만든 계단식 장치라든가, 폐타이어의 배치는, 무대구성과 표현에서, 약동하는 조형 예술적 무대로 연출방향을 설정한 것이 감지되고, 무용가를 주인공인 햄릿의 어머니 거투르드로 등장시켜, 대사를 몸짓으로 대체시켜, 언어 이상의 감성전달을 하는가 하면, 배경 막에 미디어 아트 식 영상투사로 극적 분위기를 상승시키는 등 한편의 총체적 예술지향 연극의 탄생을 보는 느낌이었다.

부왕 햄릿의 망령이 거리의 청소부로 등장을 하고, 햄릿의 동료들을 코러스와 배우로 등장시켜 장면변화마다 신속하게 대처시키고, 연출가의 처녀시절모습과 방불한 오필리어를 등장시켜, 그녀 자신이 겪었던 사랑인 듯싶은 장면을 새로이 구현해 내고, 햄릿 3막 1장의 명대사를 천정에서 늘어뜨린 줄에 매달린 폐타이어에 몸을 싣고, 독백하는 햄릿의 모습은 명장면이기도 하다.

숙부왕이 세 개의 촛불을 켠 촛대를 들고 신께 참회하는 장면이라든가, 햄릿과 모후와의 대화를 엿듣다가 들켜 죽음을 당하는 폴로니우스 장면, 그리고 배우들이 연출해 내는 부왕시해 장면은 완전 새로운 연출기량으로 표현되고, 특히 폐타이어를 차례로 쌓아올린 오필리아의 시신의 납골당적인 표현은 이 연극의 백미(白眉)라 하겠다.

대단원에서는 기존극단의 공연에서 보여주던 햄릿과 레어티즈의 결투장면 대신, 햄릿 귀국환영잔치로 대체시키고, 햄릿이 숙부 왕에게 복수하려 드는 것을 감지한 모후가 햄릿의 단검을 몰래 빼앗아 품에 감추는 장면이나, 숙부 클로디우스가 햄릿을 살해하려고, 독 진주를 담은 독배를, 모후 거투르드가 대신 마신 후, 절명하는 순간까지 햄릿의 복수를 만류하는 장면은, ‘햄릿, 여자의 아들’이라는 제목처럼, 햄릿의 복수심을 용서와 화해로 이끌어 가려는 모후 거투르드의 의지이자, 송현옥 연출가의 의지가, 무대 위에 아름답게드러나, 감동이 배가된 연극이었다.

황미숙이 거투르드, 김준삼이 클로시어스, 나현민이 햄릿, 오주원이 오필리어, 코러스 장 외 청소부 김충근, 폴로니어스 이영진, 로젠크란츠 박경호, 길든스턴 박상현, 그리고 성혜라, 권설아, 장해라, 박진영, 최민석, 이현우, 진여준, 황태규, 정소정, 도상란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이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고, 특히 황미숙의 몸짓으로의 대사전달은 아름답기 그지없어 감동이 배가 되었다.

안무 홍선미, 무대디자인 표종현, 무대감독 황호연, 작곡 음향디자인 김태근, 조명디자인 정진철, 영상디자인 김태은, 조연출 김지현 조연출 소품 성진영, 음향오퍼 이준상 김동현, 사진촬영 브랜든 김, 디자인 송지연, 기획 김대산, 홍보 안내 안소림 박정현 등 스텝 모두의 역량과 열정이 일치되어, 극단 물결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송현옥 각색 연출의 ‘햄릿, 여자의 아들’을 총체극적 조형예술연극으로 창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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