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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1-01-28 11:4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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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김영철, 류만규, 변응천씨

강추위가 계속 되는 요즘, 해 떨어지기가 무섭게 춘천시 구제역특별방역대책본부 상황실에는 전화벨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다급한 목소리로 전해지는 상황의 대부분은 방역장비 결빙 문제.

상황실 보고는 기계 다루는 일만큼은 달인들로 이뤄진 춘천시농업기술센터 농기계수리팀에 바로 전달된다.

이동 중인 농기계수리팀 차량에는 전화 끊기가 무섭게 또 다른 해결요청이 들어온다.

“장비 수리가 제 때 이뤄지지 않으면 방역이 그만큼 중단되기 때문에 몸이 천근이라도 서둘러 방역초소로 달려가야 합니다”

밤을 낮 삼아 사는 게 벌써 40일이 넘었다.

구제역이 춘천까지 확산되던 지난해 중하순, 이동 방역초소가 40여 곳으로 늘어나면서 장비 부족과 잦은 고장을 빠르게 지원하기 위해 시농업센터 농기계반이 지원근무에 투입됐다.

이들의 역할은 방제장비의 신속한 수리와 교체.

팀원 6명이 2교대로 24시간 방제지원 업무에 매달리고 있다.

이들의 신속한 해결에 구제역 초소 근무자들 사이에는 구제역 달인들로 통한다.

방역초소가 읍면 외곽에 있다보니 하루에도 셀 수 없이 시 경계 끝에서 끝을 오가야 하는 상황. 빼곡이 적힌 지원업무 해결 보고서 분량만 책 한 권을 넘을 정도다.

빠른 지원을 위해 다른 초소로 이동하는 빙판길, 급한 마음에 운전을 서두르다보니 아찔했던 순간도 여러 번 있었다.

최근 며칠간은 10년만에 찾아온 한파로 방역기, 물통, 호스가 얼어붙어 잠시도 쉴 틈이 없다.

“몸은 물에 젖은 솜뭉치같이 무겁지만 축산농가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잠시 몸을 기대는 것조차 미안합니다”

팀원 중 가장 막내인 유만규(32)씨.

정식 공무원이 아닌 무기계약직이기지만 10년 째 농기계 수리업무를 해 오면서 농촌과 농업인에 대한 애정이 몸에 뱄다.

그 역시 젊지만 체력이 바닥난 지 오래다.

유씨는 “자식처럼 키운 소가 매몰되는 것을 보면서 눈물을 훔치던 농업인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며 “아무리 힘들다 해도 축산농가의 상심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걸 체험했기 때문에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다”고 했다.

농기계수리팀은 구제역이 하루 빨리 진정돼서 다시 농업인들의 웃는 모습을 보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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