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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3-06 18: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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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사) 국수호 디딤무용단의 국수호 총 예술감독, 손진책 연출, 박범훈 음악감독의 ‘국수호 춤 50주년 춤의 귀환’을 관람했다.

국수호(鞠守鎬 1948~)는 무용연구가.안무가 겸 대학교수이다. 서라벌예술대학교 무용과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에 다시 입학하여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연극영화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1965년 박금술(朴琴瑟), 송범(宋范)을 은사로 하여 한국무용을 사사 받고 1973년 국립무용단에 입단했다. 1985년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무용학과 교수를 역임, 1988년 한국평론가협회에서 최우수 예술가로 선발되었다. 1989년부터 1990년까지 서울예술단 예술감독, 1996년부터 1999년까지 국립무용단 단장 겸 예술감독을 역임했다. 그 뒤 디딤무용단을 창단하여 이사장 겸 예술감독을 하고있다.

작품으로는 ‘농악’(1971) ‘무녀도’(1984) ‘대지의 춤’(1987) ‘봄의 제전’(1991) ‘명성황후’(1994) ‘티벳의 하늘’(1998) ‘한국환상’(2002) 그 외 다수다.

국수호의 춤은 기(氣)와 정(精), 신(神)과 혼(魂)이 하나가 된 무용으로의 표현이다.

고산자 김정호 선생이 대동여지도를 완성하기 위해 우리나라 방방곡곡을 누비던 모습과 비교하는 고마운 평자도 있지만, 국수호의 춤은 일만 여 년 전 환인의 천부인(天符印) 사상과 오천년 전 단군의 홍익인간(弘益人間), 그 후 고구려의 조의선인, 백제의 문무도, 신라의 화랑도의 정신을 계승하고, 고려의 불교사상, 조선의 유교사상, 그리고 조서후기 동학(東學)의 시천주(侍天主), 인내천(人乃天) 사상을 이어온 우리의 고유의 몸짓과 율동이지, 중국 위원(魏源)의 해동지지(海東地誌)를 확인하기 위해 그 궤적을 따라 답사(踏査)와 탐사(探査)를 한 몇 백 년 전의 고산자 선생의 행보(行步)라기보다는 일만 여 년 전부터 이어온 기(氣)와 정(精), 신(神)과 혼(魂)이 하나가 된 춤꾼 국수호의 예술적 표현이 비상(飛翔)의 동작으로 드러난 것이라 평하는 것이 타당하다 하겠다.

이번 공연에서 국수호의 춤은 천근만근의 무게로 관객의 뇌리와 가슴에 다가온다.

필자 같은 백발의 관객이 기억하는 1954년에 제작된 진 켈리와 스탠리 도넌이 공동감독한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에서 진 켈리가 데비 레이놀즈와 사랑에 빠져, 장대같은 비가 쏟아지는 날, 주인공 진 켈 리가 기쁜 마음에, 우산을 펼치지 않고 비를 온몸에 흠뻑 맞으며 물풍덩이 모습으로 벌이는 춤이나, 1955년에 제작된 진 네글레스코 감독의 영화 ‘키다리 아저씨(Daddy long leg)’에서 레슬리 캐론과 프레드 아스테어가 열과 성을 다해 벌이는 탭댄스의 산뜻 발랄 상쾌한 명장면과는 달리, 국수호의 은인자중(隱忍自重)하고, 선비정신이 춤사위에 실려 객석 맨 뒤까지 그 품격과 체취가 전달되는 듯싶은 느낌은, 그의 50년간의 끊임없는 노력과 연마, 그리고 창의력의 소산이리라. 또한 춘삼월과 어울리는 명무와 명창의 ‘춘향전’에서의 사랑장면이라든가, 동료국악인의 찬조출연과 연주를 하면서 그들도 흥에 겨워 벌이는 즉흥 춤사위, 그리고 ‘적벽대전’을 내용으로, 타악의 뇌성벽력(雷聲霹靂) 속에서 제자와 함께 벌이는 용호상박의 대결 춤에서, 제자 겸 후배 무용인이 돋보이도록, 한발 물러서서 양보와 배려를 아끼지 않는 대가의 모습은 콧날이 시큰거리는 감동적인 명장면이었다. 백발이지만 마무리를 사랑으로 매듭짓는 공연구성도 수준급이라 하겠다.

끝으로 대궐전각과 연못에 한가운데에 자리 잡은 고루거각, 그리고 꽃잎이 이리저리 흩날리는 정원, 탐스러운 대나무 숲속 풍경을 바라보면서, 자칫하면 고관대작이 고량진미를 잔뜩 차려놓고 기녀들과 벌이는 질탕한 놀이판으로 변질할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친 대중적이고 서민취향의 공연으로 이끌어 가, 고품격 고수준의 우수한 예술적 공연으로 승화시킨 연출가의 기량이 감지되고, 마당놀이 30년을 통해 획득한 손진책 연출가의 공연철학이 이번 국수호의 춤 공연을 통해 잘 드러난 것이라 평하겠다.

성기숙의 해설과 패널로 출연한 이어령, 최태지, 김성녀, 그리고 국악인 안숙선, 정하영, 김영재, 정덕화, 이정윤등의 기량과 열정이 돋보였고, 연주를 한 허윤정, 이용구, 유경화, 원나경, 김태영, 강민수, 문경아, 조성재, 이재하, 이호진의 타악과 현악, 목관악기의 연주, 그리고 열창도 수준급이었다.

총예술감독 국수호, 음악감독 박범훈, 작 편곡 이태백 한승석 조석연 강상구, 미술감독 박동우, 조명감독 이상봉, 영상디자인 김세훈, 영상제작 강재홍, 영상감독 소달영 이주언 김선용, 음향감독 도명호, 의상 이수동 이서윤 한진국, 분장 김종한 소인경, 사진 한용훈, 제작감독 채향순 전순희 김승일 노해진, 무대감독 이도엽, 표지사진 권혁재 등 스텝진의 노력과 기량이 하나가되어 (사)국수호 디딤무용단의 손진책 연출의 ‘국수호의 춤 50주년 춤의 귀환’을 명작무용공연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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