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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이야기] 소리 없이 전염되는 폐결핵...증상과 예방법 아는 것이 힘
매년 3월 24일은 ‘세계 결핵의 날’이다. ‘세계 결핵의 날’은 독일의 세균학자 로베르트 코흐(Robert Koch)가 결핵균을 발견한지 100주년이 되던 해인 1982년, 결핵 예방 및 조기 발견을 위하여 제정된 날이다. 우리나라는 국가 차원에서 결핵퇴치를 위한 적극적인 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OECD 가입국 중 결핵 발생률 1위로, 결핵에 관련해서는 후진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폐결핵은 결핵균이 폐조직에 감염을 일으켜 발생한다. 결핵을 앓고 있는 환자의 상당수는 무력감, 피곤함을 호소하고 식욕이 떨어져 지속적으로 체중이 감소한다. 폐결핵의 가장 흔한 증상은 기침과 가래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호흡기 질환과 구별이 어렵다. 중증 이상의 결핵에서는 피가 섞인 가래가 나오거나 호흡곤란이 올 수 있다.폐결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흔히 ‘불주사’라고 이야기하는 BCG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생후 1개월 이내 모든 신생아에게 BCG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BCG 예방접종을 하게 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폐결핵 발병이 20%까지 줄어들고 10년간 효과가 지속된다. 다만, BCG 예방접종을 한다고 해서 결핵에 전혀 걸리지 않는 것은 아니고 결핵성 뇌막염이나 속립성 결핵과 같은 치명적인 결핵을 예방할 수 있다.결핵 예방을 위해서는 예방접종도 필수적이지만 결핵에 대한 인식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결핵은 호흡기 전염병이므로 평소에도 기침 에티켓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이 2주 이상 지속 된다면 결핵 가능성을 의심하고 조기에 인근병원을 방문하여 검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 일단 결핵이 의심되면 결핵균의 전파를 막기 위해 치료 시작 전이라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공공장소 이동을 삼가야 한다. 또, 결핵 환자의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은 접촉자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건국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김순종 교수는 “폐결핵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전염성 있는 결핵환자의 조기 발견 및 치료뿐”이라면서, “따라서 결핵에 대한 인식 개선과 홍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김순종 교수는 “결핵은 결핵균에 감염된다고 해서 반드시 발병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설령 감염된다고 해도 몸이 이겨낼 수 있도록 건강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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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이야기] 중앙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선미 교수, 한국정신신체의학회와 ‘두통 진료지침’ 개발
두통은 전체 인구의 70~80%가 경험하는 매우 흔한 증상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최근 7년간 두통으로 진료를 본 환자가 약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렇게 두통질환이 높은 유병률과 사회적 비용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긴장형두통, 편두통, 군발두통, 약물과용두통 등 주요 두통 질환에 대한 평가, 감별진단 및 치료를 포괄하는 국내 임상진료지침은 이전까지 없었던 실정이었다.이런 가운데, 최근 중앙대학교병원(병원장 이한준) 정신건강의학과 김선미 교수가 한국정신신체의학회(이사장 김의중)와 공동으로 ‘두통 진료지침’을 개발했다.이번 두통 진료지침 개발연구는 보건복지부의 재원으로 한국 보건산업진흥원의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 지원에 의하여 이루어졌으며, 한국정신신체의학회에 소속된 중앙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선미 교수가 연구총괄책임자를 맡았다. 김선미 교수와 한국정신신체의학회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의 긴장형두통, 편두통, 군발두통, 약물과용두통의 평가, 진단 및 치료에 대한 근거중심의 지침을 정신건강의학과, 신경과, 신경외과, 가정의학과 등 전문의와 일반의에게 제공하여 두통질환의 진단과 치료의 적절성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2017년 11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1년간 ‘두통 진료지침’ 개발을 진행하였다.이번 ‘두통 진료지침’은 두통의 평가, 진단 및 치료와 관련한 총 13개의 핵심질문과 총 39개의 권고안이 선정된 가운데, ▲두통의 평가, 검사 및 관련과 의뢰 기준 ▲두통의 평가 및 진단을 위한 두통일기 사용 ▲원발두통과 약물과용두통의 진단 ▲원발두통의 진단 및 치료에서의 뇌영상 검사 ▲두통의 치료를 위한 두통일기의 사용 ▲긴장형두통의 급성기 치료 ▲긴장형두통의 예방 치료 ▲조짐편두통 및 무조짐편두통의 급성기 치료 ▲조짐편두통 및 무조짐편두통의 예방 치료 ▲군발두통의 급성기 치료 ▲군발두통의 예방 치료 ▲약물과용두통의 치료 ▲원발두통의 정신사회적 치료에 관한 임상질문과 권고안으로 구성되었다.두통 진료지침 개발의 연구총괄책임을 맡은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선미 교수는 “이번 지침은 기존 근거의 체계적 검토 및 합성으로 엄격한 방법론적 절차를 통해 개발되었다”면서, “두통 진료지침 본책은 각 두통 질환의 특성 및 치료법 기전 등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제공하고 있으며, 본책과 더불어 관련과 의사가 진료 시에 쉽게 참고할 수 있도록 요약본도 따로 제작하였는데, 이번 두통 진료지침이 본 목적에 맞게 두통질환의 진단과 치료의 적절성을 향상시키고, 환자의 통증 조절 및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어, 한국정신신체의학회 김의중 이사장은 “그동안 국내에서 주요 두통 질환에 대한 평가, 감별진단 및 치료를 포괄하는 임상진료지침이 없다보니 같은 두통 환자를 진료하더라도 의료기관, 전문과목, 그리고 의료진에 따라 시행하는 검사, 사용하는 치료약물의 종류, 비약물적 치료 행위에 큰 진료 변이가 존재해왔다”면서, “이러한 시점에 이번 두통 진료지침의 개발은 두통 진료의 전문성, 체계성 및 의료분과 간 지속성을 유지하고 불필요한 의료비용 소모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개발된 권고안이 실제 임상 현장에 적용되어 궁극적인 지침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배포 및 확산과 함께 지침 사용 모니터링 및 권고안의 적용성 평가 등을 학회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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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이야기] 뇌동맥류 조기진단과 코일색전술
# 뇌출혈 유발하는 시한폭탄, 뇌동맥류동맥혈관벽의 구조에 결함이 있거나 염증 등으로 약한 부위가 생기면 혈액이 순환하는 속도와 압력에 의해 그 부위가 서서히 부풀어 올라 동맥류를 형성하기 시작한다. 몇 년의 시간이 흐르면 처음에는 볼록하던 동맥류가 점차 커져서 주머니 모양이 되고 어느 순간 약한 부위가 찢어지면서 매우 치명적인 뇌출혈(지주막하출혈 또는 거미막하출혈)이 발생한다. 이런 뇌출혈은 대부분 예고 없이 갑자기 발생하고 적절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생명을 잃거나 여생을 심각한 장애를 가지고 살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극심한 두통, 구토 등이 주요 증상뇌동맥류의 발생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흡연, 고혈압 등이 관련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고 아주 드물게 유전적 요인에 의해 가족 간에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뇌동맥류는 대부분의 경우 터지기 전에는 증상이 전혀 없다. 드물지만 동맥류가 매우 커서 뇌를 직접 압박하거나 작은 동맥류가 갑자기 커지면서 뇌신경을 압박하는 경우에는 터지지 않더라도 증상이 발생한다. 뇌신경을 압박해서 생기는 증상의 대표적인 예는 후교통동맥류에 의한 안구운동 장애이다. 안구를 움직이는 신경이 마비되면서 눈꺼풀이 쳐지고 안구의 축이 어긋나면서 물체가 겹쳐 보이는 복시가 나타난다.뇌동맥류가 터질 때에는 망치로 얻어맞은 것 같은 극심한 두통이 발생한다. 이 두통은 평상시 머리가 자주 아픈 사람이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통증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심하며 두통이 시작됨과 동시에 의식을 잃거나 간질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의식을 잃었더라도 출혈에 의한 뇌손상이 심하지 않은 환자는 시간이 흐르면서 다시 의식이 돌아오며 이때는 두통 외에 구토나 구역감이 동반된다.출혈로 뇌가 강한 충격을 받으면 광범위한 뇌손상이나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경우가 생긴다. 생존한 환자도 뇌의 손상 정도에 따라 의식이나 운동기능 등에 장애가 남을 수 있다.# 치료만큼 중요한 조기진단뇌전산화혈관촬영(CTA) 뇌자기공명혈관촬영(MRA) 등을 이용하면 터지기 전의 동맥류를 찾아낼 수 있다. 크기가 너무 작은 동맥류를 첫 검사에는 진단하지 못했다가 몇 년 후 다시 검사할 때 크기가 커진 것을 발견하는 경우가 있고 처음엔 없었다가 나중에 생겨서 진단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동맥류를 조기 진단하기 위해 검사한다면 몇 년 간격으로 반복해서 하는 것이 좋다.과거에는 출혈을 일으킨 후에 진단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건강검진으로 조기진단을 받는 경우가 훨씬 많아졌다. 40대 이후에 진단되는 경우가 대다수이지만 10대에서 30대 사이의 젊은 연령층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가족 중에 뇌동맥류 환자가 여러 명이 있거나 다낭성신장병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좀 더 이른 나이에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조기 진단으로 미리 치료하면 출혈을 일으켜 영구적인 장애가 남거나 생명을 잃는 일을 예방할 수 있다. 치료법도 좋아져 심한 출혈로 뇌손상이 심해도 수술로 생명을 보존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졌다.# 뇌동맥류 치료법, 코일색전술뇌혈관질환에 대한 혈관내수술은 뇌동맥류를 치료하기 위한 코일색전술이 소개되면서 눈부시게 발전했다. 엑스레이를 보면서 가느다란 관으로 동맥류안에 코일을 삽입하는 수술을 코일색전술이라고 한다. 뇌에 생기는 동맥류는 보통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다가 터지게 되는데, 이 풍선처럼 부푼 부분에 백금으로 된 코일을 채워 피가 통하지 않게 하면 터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모든 뇌동맥류가 진단 즉시 바로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뇌동맥류의 위험성은 대개 크기에 비례하며 건강검진에서 발견된 2~3mm 이하의 작은 동맥류는 정기적으로 크기나 모양의 변화를 감시하면서 관찰하다가 추적 검사에서 변화가 보이면 그때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모양이나 위치에 따라 크기가 작더라도 터질 위험성이 있는 뇌동맥류가 있기 때문에 진단 후에는 경험 많은 뇌혈관질환 전문의와 상의해서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하지만 뇌손상에 의한 장애는 완전히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건강했을 때의 생활로 돌아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평생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가족 전체가 사회경제적으로 위축되기 쉽다. 뇌동맥류를 포함한 뇌혈관질환의 예방과 조기 진단 및 성공적인 치료는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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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2019 서울시극단 창작플랫폼 선정작, 이준우 연출 ‘포트폴리오 portfolio.’
세종문화회관 S 씨어터에서 서울시극단의 김광보 예술감독, 고연옥 드라마투르크, 장정아 작, 이준우 연출의 포트폴리오(portfolio)를 관람했다.작품의 드라마투르크를 한 고연옥은 1994년 부산MBC아동문학대상 소년소설 부문에 당선되어 동화작가로 활동하였으며, 1996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꿈이라면 좋았겠지’가 당선되어 희곡작가로 첫 발을 내딛었다. 시사월간지의 기자로, 방송국 시사프로 구성작가로 일했다. 2000년 결혼 후 서울로 이사하였고, 2001년 청송보호감호소의 수형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해 다룬 ‘인류 최초의 키스’가 극단 청우 김광보 연출로 공연되어 올해의 연극 베스트 3, 올해의 우수희곡에 선정되었다. 2003년, 한 독거노인의 죽음을 통해 물질만능시대의 단면과 죽음의 의미를 짚은 ‘웃어라 무덤아’가 역시 극단 청우 김광보 연출로 공연되어 올해의 예술상 연극부문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2003 대산창작기금 희곡부문에 선정되었다. 2006년에는 제도권에서 일탈해 있다는 이유로 강간치사사건의 주범이 된 소년들의 이야기 ‘일주일’ 한 하급장교를 통해 계급과 구조 속에 자아를 상실해 가는 군대 구성원들에 대한 ‘백중사 이야기’가 공연되었다. 두 작품은 ‘인류 최초의 키스’와 함께 사회극 삼부작 ‘남성 삼부작’이라고 회자되었다. 2007년 ‘발자국 안에서’가 김광보 연출로 서울연극제 대상, 연출상, 희곡상을 수상하였고, 그 해 고연옥의 첫 희곡집 ‘인류 최초의 키스’(연극과 인간)가 출판되었다. 작품으로는 ‘주인이 오셨다’ ‘지하생활자들’ ‘연서’ ‘내 이름은 강’ ‘칼집 속에 아버지’ ‘단테의 신곡’ ‘달이 물로 걸어오듯’ ‘나는 형제다’ ‘검은 입김의 신’ ‘처의 감각’ ‘손님들’ ‘꿈속에선 다정하였네’ 를 발표 공연한 미모의 여류작가다.김광보는 서울시극단 단장이자 예술감독으로, 1996 한국연극협회 선정 96년을 이끌어갈 젊은 연극인 연출 분야 1위, 1996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문화체육부), 1998 한국연극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5’ 신인 연출상 ‘뙤약볕’, 1999 한국일보사 백상예술대상 신인 연출상 ‘뙤약볕’, 2000 한국연극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5’ ‘오이디푸스, 그것은 인간’, 2001 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3’ ‘인류 최초의 키스’, 2004 포항 바다국제연극제 작품상, 연출상 ‘웃어라 무덤아’, 2004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올해의 예술상’ – 연극부문 우수상 ‘웃어라 무덤아’, 2007 일본 삿포로 씨어터 페스티벌 비경연부문 심사위원 특별상 ‘발자국 안에서’, 2007 서울연극제 대상, 연출상 ‘발자국 안에서’, 2007 삿포로씨어터페스티벌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 (발자국 안에서), 2008 일본 타이니 알리스 페스티벌 특별상 ‘발자국 안에서’, 2009 일본 삿포로 씨어터 페스티벌 연출상 ‘게와 무언가’, 2011 월간 한국연극 ‘올해의 연극 베스트7’ ‘주인이 오셨다’, 2011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2012 제 49회 동아연극상 – 작품상, 연출상 ‘그게 아닌데’, 2012 대한민국연극대상 – 대상, 연출상 ‘그게 아닌데’, 2012 연극평론가협회 – 올해의 연극 베스트3 ‘그게 아닌데’, 2012 히서 연극상 – 올해의 연극인상, 2012 월간 한국연극 ‘올해의 연극 베스트7’ ‘그게 아닌데’, 2014 PAF 예술상 – 연극연출상 ‘사회의 기둥들’, 2014 제 51회 동아연극상 – 작품상, 연출상 ‘줄리어스 시저’, 2016 이해랑 연극상 등을 수상한 한국연극의 주춧돌이다.장정아 작가는 서울예대 극작과를 졸업하고 2017년 ‘바닷물 맛 여행’과 장정아 단편선을 통해 익숙한 가정비극의 틀 속에서도 인간의 낙천성을 믿는 특유의 발랄한 정서로 비극에 맞서는 법을 보여줬다. ‘포트폴리오’로 창작플랫폼 선정 당시 심사위원들로부터 “오랜 단막극 습작기간을 거친 단단함이 무대를 경험함으로써 우리시대의 빈곳을 채워줄 중요한 작가로 성장할 것”이라 기대를 받은 바 있다.이준우(1985~)는 홍익대학교 영상영화학과 출신으로 영화 ‘유리’ ‘막차탄 동기동창’ ‘가위손’에 출연하고, ‘내 아내의 모든 것’ ‘장례’ ‘청춘 여행자’ ‘광인들의 축제’ ‘바다 한가운데서’ ‘버스 기다리는 남자’ ‘못’을 연출하고 영화 ‘장례’로 미국과 프랑스 필름페스티벌에 참가했다.포트폴리오(portfolio)는 구직이나 입학을 할 때 제출하는 사진첩이다.일본군 위안부 노릇을 하던 할머니를 주인공으로 영화 시나리오를 쓰는 열정적인 작가 지인, 그리고 연극영화과 입학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작성해야 하는 차분한 성격의 예진이, 딸의 합격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하는 엄마와, 그리고 연출을 하는 지인의 선배 명성과 지인의 동창 선우, 위안부 할머니의 가족 보람이가 등장해 현 세태와 생존한 위안부 할머니의 삶을 적나라하게 구현해 낸다. 작가 지인을 통해 주제에 따른 작품구성과 집필을 위해 혼신의 열정을 다하는 모습이 그려지고, 어머니가 원하는 방향으로의 대학진학을 위해 따귀를 맞아가면서 포트폴리오를 작성해야 하는 현실, 위안부였던 자신의 과거를 제대로 밝힐 수는 없지만 조그만 수첩에 자신의 행적과 연관된 인물의 행적을 하나하나 기록해 두었던 당사자인 할머니, 그리고 작가의 대학의 선배와 촬영기사, 그리고 동료의 생각과 행동이 실제처럼 연출되고, 대단원에 작고한 위안부 할머니의 영정 앞에 애도하는 마음으로 상복을 입고 서있는 출연자들의 모습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김지원이 위안부 할머니로 출연해 실제 위안부에 방불한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최나라가 딸의 대학진학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하는 어머니로 출연해 호연과 열연으로 대입자녀를 둔 부모 역할을 친부모처럼 구현해 낸다. 강주희가 위안부의 가족으로 출연해 경륜이 있는 연기력을 발휘한다. 조용진이 시나리오 작가의 친구로 출연해 성격창출이나 연기력에서 탁월함을 드러낸다. 유원준이 작가의 선배 연출가로 출연해 절절하게 계산된 호연으로 주목을 받는다. 이지연이 시나리오 작가로 출연해 폭발할 듯하고 용솟음치는 연기력을 애써 진정시키듯 찰랑이는 물결 같은 연기로 연극을 이끌어 간다. 김민혜가 입시생으로 출연해 실제 수험생인 듯싶은 모습과 차분하지만 수심에 가득 찬 성격설정으로 호연을 보인다. 출연자 전원의 작품에 어울리는 성격창출과 호연은 관객이 작품의 당사자나 가족인 것처럼 느끼도록 만들고 시종일관 연극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해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무대 소품 한석경, 조명 여국군, 의상 최 원, 음악 배승혜, 미디어 아트 김태원, 조연출 전정욱 등 스텝진의 기량이 드러나, 서울시극단의 김광보 예술감독, 고연옥 드라마투르크, 장정아 작, 이준우 연출의 ‘포트폴리오(portfolio)’를 한국연극의 발전적 장래를 예측토록 하는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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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이야기] ‘이것만 지켜도’ 족부 전문의가 추천하는 신발 고르는 꿀팁 5
한국 사람들은 발 건강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족부 전문의인 연세건우병원 박의현 병원장은 "대부분은 발이 아프면 참고 넘기거나 약국에서 약만 처방받으려 한다"면서, "병명이 무엇인지, 어느 병원을 찾아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태"라고 설명한다.박 병원장은 이어 "무지외반증, 족저근막염 같은 질병은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쉽게 생길 수 있는 대표적인 발 질환"이라면서도 "심각하면 수술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박 병원장은 "발에는 몸을 이루는 뼈의 4분의 1이 모여 있으며 보행부터 시작해 신체의 균형과 중심을 잡는 주춧돌 역할까지 하는 아주 중요한 신체"라면서, "발 건강을 위해서 당장 내가 신는 신발이 몸에 잘 맞는지부터 확인해봐야 한다"고 설명한다.그렇다면 족부 전문의들이 공통적으로 추천하는 신발 고르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앞으로 신발을 고를 때는 아래의 다섯 가지 항목을 확인하여 발 건강을 지켰으면 한다.1. 사이즈는 이렇게 확인하자 발 건강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신발의 사이즈다. 작은 사이즈의 신발이 더 예쁘다거나 사고 싶은 신발의 사이즈가 자기 발과 맞지 않다고 해서 자기 발과 맞지 않는 신발을 사는 것은 금물이다.족부 전문의들은 신발을 고를 때 자기 발의 가장 긴 발가락보다 1cm 도 더 큰 신발을 고를 것을 추천한다. 신발을 신고도 발가락을 움직일 여유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신발을 고를 때 ‘발볼’도 중요하다. 내 발볼과 맞는 신발을 고르기 위해서는 신발의 깔창을 꺼내 바닥에 놓고 그 위에 올라섰을 때 발이 깔창 밖으로 많이 나오지 않는 신발을 고르면 실패할 확률이 거의 없다고 전문가들은 전한다.2. 신발 쇼핑, 아침보다는 저녁에 전문의들은 모두 신발을 저녁 시간에 고르라고 추천한다. 이유가 뭘까? 사람의 발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가장 작다. 하지만 일어나 일상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발에 피로가 누적되기 시작하고 발이 붓기 시작한다.보통은 오후 5시 경의 발 사이즈가 가장 큰 상태다. 따라서 이 때를 기준으로 신발의 사이즈를 정하는 게 좋다. 만약 본인의 왼발과 오른발의 크기가 다르다면 더 큰 발을 기준으로 신발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3. 하이힐도 위험하지만 플랫슈즈도 위험해 족부 전문의들은 하나같이 하이힐의 위험성을 이야기한다. 하이힐이 족부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일 뿐 아니라 척추나 무릎 등에도 부담을 주는 매우 위험한 신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하이힐을 최대한 신지 않으면 좋고 피할 수 없다면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이야기한다.마찬가지로 밑바닥이 평평한 ‘플랫슈즈’도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플랫슈즈는 밑창이 얇기 때문에 충격이 발에 그대로 흡수되고 이는 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4. 신발 밑창은 딱딱한 것, 스펀지 재질이 오히려 안 좋아 신발의 밑창은 넓고 딱딱한 것이 좋으며, 미끄럼 방지 처리가 되어 있는 것을 추천한다. 최근 신발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스펀지를 밑창으로 쓰는 경우가 있는데 전문의들은 이 경우에도 발의 충격을 제대로 흡수할 수 없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한다.그렇다고 너무 무거운 것을 골라도 안된다. 특히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 경우 너무 무거운 신발은 무릎과 관절에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다이어트용 신발’이라며 발 밑창이 둥글게 나오는 신발이 있는데 전문의들은 이런 신발도 발목의 근력이 약한 사람에겐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5 통풍과 유연성도 고려해야 신발의 소재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잘 구부러지지 않는 신발은 움직임에 방해를 주거나 좌나 인대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또 통풍이나 방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신발의 경우 무좀 같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다. 한 신발을 신는 동안 다른 신발을 신지 않게 되면 자연적으로 건조가 되며 세균 번식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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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극창작플랫폼 선정작, 손지형 각색/연출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과천시민회관 소극장에서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극창작플랫폼 선정작, 이기호 원작, 손지형 각색 연출의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를 관람했다.이기호는 1972년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나 추계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명지대학교대학원 문예창작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9년 현대문학 신인추천공모에 단편 ‘버니’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2003년 대산창작기금 수혜를 수상했고, 언젠가는 종교 코너에 꽂히길 바라는 소설집 ‘최순덕 성령충만기’와, 또 언젠가는 역학운세 코너에 꽂히길 강력히 바라는 소설집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를 펴낸 바 있다. 포털사이트에서 연재했던 작품 ‘사과는 잘해요’를 전면 개작하여 책으로 펴냈다. 대신 사과를 해주는 ‘사과 대행’을 소재로 사람들 속에 숨어 있는 죄와 죄의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세계의 문학에 장편 ‘수배의 힘’을 연재를 하고, 198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죄와 벌, 종교의 문제 등을 다룬 작품인데, 연재 후 2010년 여름에 출간했다, 손지형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서 연출을 전공하고 재일교포 작가이자 연출가 정의신의 조연출을 여러 해 맡고, 연극 ‘요요현상’으로 연출데뷔를 했다. 그 후 ‘싱크 홀’ ‘알래스카의 여름밤’ ‘Blame it on My Youth’ ‘이방인들’을 연출해 성공을 거둔 발전적인 앞날이 예측되는 연출가다.연극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는 극작가이자 소설가인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 1856~1950)의 묘비명으로 세간에 알려진 문장이다. 한국에서는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 라는 의역된 문장으로 알려져 있다. 이 묘비명은 이기호의 단편집 제목으로 재활용되기도 하였다. 정확한 이기호 소설집의 제목은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그리고 뿌리 깊은 나무의 이방지가 18화에서 무휼 군에게 포위되었을 때 이 대사를 썼고, 조계종 성철스님도 이 묘비명을 좋아했다.무대는 배경에 의자 여러개를 나란히 놓고, 무대 좌우에는 세 개 씩 책장과 책상 그리고 의자를 배치했다. 중앙에는 마치 경기장의 링 같은 크기의 단을 놓아 출연자들이 단 위로 오르내리며 연기를 한다.연극은 도입에 기획사 책임자가 주인공의 시나리오를 마감기일보다 일찍 쓰도록 부탁을 한다. 작가들치고 그 기일 안에는 못 쓰겠노라 자신의 의사를 내세우기는 어려우리라는 생각이지만 이 극에서도 고분고분하게 그렇게 하겠노라 대답한다. 사무실 문을 나서며 작가의 신경질적인 모습과 태도가 드러난다. 장면이 바뀌면 작가의 대학시절 교수와의 대담이 재현된다.“소설가에게 있어서 우연이라는 건 지배해야 마땅한 어떤 영토 같은 거라고, You Know?” 작가 ‘나’에게 대학시절 교수는 ‘나’의 소설이 죄다 우연 투성이라며 일장 연설을 늘어놓는다. 그러면서 ‘나’에게 작가가 되어야 할 이유를 묻는데, 글쎄... 고등학교 1학년부터였다고 대답하며 고등학생시절로 되돌아간다.작가는 고교시절부터 왕따와 폭행을 당한다. 회상장면이 연출되고, ‘나’는 고등학교 1학년 신체검사를 앞두고 목욕탕을 가던 중 우연히 십대 폭력 서클 방배동 무지개를 마주치고 린치를 당한다. 그 이후로도 ‘나’는 계속되는 불운으로 야생마들에게, 축구부원들에게 구타를 당하며 경찰서와 병원 신세를 지는데... 홀로 있는 시간이 늘어난 ‘나’는 폭력을 당할 때마다 답답함을 견디지 못하고 ‘갈팡질팡’ 글을 써내려 간다. 그것이 그 순간 ‘나’의 자유 의지로 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이었기 때문이다.‘나’는 여전히 답을 찾지 못했지만, 거대한 우연들 속에서 작디작은 의지들로 갈팡질팡 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주인공인 작가만 제외하고 출연진이 1인 다 역을 해 가며 연극이 계속된다. 당연히 의상을 바꿔 입고 등장하고 호연과 성격창출로 연극을 이끌어 가고 빠른 템포와 코믹한 대사와 행동으로 관객의 시선을 끌어들인다.여성 출연진이나 남성 출연진이 모두 젊고 미남 미녀이기도 하지만 놀라운 기량의 연출력과 연기력으로 연극을 시종일관 흥미진진하게 이끌어가고 관객을 몰입시킨다.후반에 작가가 자신이 남의 의사에 고분고분 따르는 것에 화가 나, 다시 기획사를 방문해 책임자에게 약속기일보다 일주일 늦게 작품을 보내겠노라고 선언하듯 외치는 장면과 애써 자신감을 가지고 귀가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차은수가 작가, 강연주, 신소연, 유승현, 윤성원, 임모윤, 정선우, 지석민 등 남녀출연자 전원의 재기발랄한 연기력과 폭발하는 듯싶은 순발력 그리고 폭소폭탄을 터뜨리는 것 같은 희극적 연기력은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드라마터그 박예림, 무대감독 김영희, 무대 원윤환, 조명 신동선, 안무 지석민, 제작 한국예술종합학교, 기술감독 임건수, 조명감독 홍선화, 음향감독 고태현, 제작주임 송기선, 제작감독 권연순 육다솔 등 스텝진이 열정과 노력 그리고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극창작플랫폼 선정작, 이기호 원작, 손지형 각색 연출의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를 연출가와 출연진의 기량이 돋보이는 기억에 길이 남을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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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제4회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 양천지부 극단 은행목, 이승구 연출 ‘하시마섬의 은행나무’
소월아트홀에서 양천지부 극단 은행목의 이명희 예술감독, 양수근 작, 이승구 연출의 ‘하시마섬의 은행나무’를 관람했다.예술감독 이명희(1955~)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출신의 연극배우이자 영화배우다. 작은 사랑의 멜로디(뼈다라사 작), 쥐덧(아가사 크리스티 작), 어머니(막심 고리끼 작), 환타스틱스(톰존스 작), 말괄량이 길들이기(윌리엄 세익스피어 작), 백치(토스토에프스키 작), 레미제라블(빅토르 위고 작) 등 80여편의 연극에 출연해 탁월한 기량을 발휘하고, 영화로는 애원(이수성 감독, 주인공 엄마 역). 불타는 정무문,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겨울 애마, 겨울이야기, 내일로 흐르는 강 등 10여편 출연해 역시 탁월한 기량을 발휘했다. TV 방송에서는 문화가 산책 가상드라마 6편(KBS), 동업의 끝(KBS 베스트 극장), 병원24시(SBS) 등 다수 작품에 출연하고, 방송 MC로는 여성시대(동아TV), 두여인(G-TV) 등 그 외의 다수 작품에 MC로 활동했다. 무대 MC로는 청소년 국악제 MC(10회까지), 고 김정연 선생 추모무대(문예회관 대극장), 대보름 국악제(민속박물관), 바람 한자락 소리 한자락(경기민요) 등 다수이고, 라디오에서는 생방송 정오의 가요 쇼 고정 리포더(KBS), 녹음독서(카톨릭 맹인 독서회) 등 활동이 활발한 미모의 명배우다양수근(1970~)은 광주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박사출신이다. 1996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전경이야기’로 등단하고, 2011년 국립극장 창작공모에 무용극 ‘하늘이여, 사랑이여’로 당선했다. 2000 ‘보물찾기’, 2003 ‘홀인원’, 2007 ‘부부유별’, 2007 뮤지컬 ‘대학로는 파업 중’, 2007 ‘코리안드림’ 각색, 2008 ‘딸들 자유연애를 구가하다’ 드라마트루그, 2009 뮤지컬 ‘매직릴리’, 2009 ‘등대’, 2011 ‘전쟁터의 산책’ 드라마트루그, 2010 뮤지컬 ‘월드 오브 다크나이트’, 2013 ‘욕’, 2014 ‘나도 전설이다’, 2015 ‘그들의 귀향’ 등을 발표 공연했다. 2003년 극단 작은신화 우리 연극 만들기 ‘홀인원’, 2004년 문화예술위원회 신진예술가 희곡부문 선정, 2013년 거창국제연극제 희곡공모 대상 ‘오월의 석류’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보물찾기’, ‘부부유별’, ‘해방 전(1940~1945)공연희곡과 상영시나리오의 이해’, ‘용감한 꼬마 재봉사’, ‘매쿨부인과 쿠쿨린’, ‘로빈후드의 모험’, ‘온 백성의 힘으로 왜적을 물리치다’ 등이 있다.연출을 한 이승구(1975~)는 서울예대 연극과 출신으로 창작스튜디오 자전거 날다 소속 배우이고 소극장 혜화당 대표이자 연출가다. 연출작으로는 ‘탄원서’ ‘동치미’ ‘딸들 자유연애를 구가하다’ ‘부룸 부룸 매직 부룸’ ‘굿바이 정글’ ‘욕’ 등을 연출했다.하시마 섬(일본어: 端島)은 일본 나가사키현 나가사키시에 있는 무인도이다. 섬의 모습이 마치 군함과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에 군칸지마(軍艦島 (ぐんかんじま), 군함도)라고도 불린다. 1940년부터 1945년까지 조선인을 강제 징용하여 석탄 노동을 시킨 곳이기도 하며 또한 1960년대까지 탄광 도시로서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었지만, 폐산 이후 주민들이 이주하였으며, 섬에는 당시의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일본은 201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 신청을 하였으나, 한국의 반대로 지정에 난항을 겪었다. 그후 강제 노역에 대해 명시를 하겠다는 조건을 통해 간신히 등재하였으나, 직후 태도를 바꾸어 강제 노동의 사실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1938월 4월 1일, 일본은 일본 점령지를 대상으로 인적.물적 자원을 모두 동원하라는 '국가총동원법'을 공표했다. 제국주의 야욕에 눈먼 일본이 '중.일 전쟁(1937년 일본의 중국 침략)'을 벌이면서 일본 본토 내 자원만으로는 전비를 충당하고 전력을 강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한반도에 인력 수탈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일본의 국가총동원법은 크게 노무 동원과 병력 동원(징병), 군 위안부 세 가지 형태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노무 동원은 광산·항만·공사장·군수공장·농장 등 산업 현장에 인력을 배치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노무자(勞務者)라는 것은 임금을 받고 일하는 사람을 뜻하는데, 당시 노무 동원된 조선인들 대다수는 강제적으로 끌려갔고, 임금은커녕 허기도 면하지 못한 채 밤낮으로 중노동에 시달렸다. 일본인 감시자들의 폭력 속에서 도망치지도 못했다. 열악한 환경에서 목숨을 잃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일본의 노무 동원이란, '강제 노역'이었던 것이다.지난 2015년 한 지상파 프로그램에 출연한 일본 강제 노역 생존자는 "거기 가서나 탄광인 줄 알았지"라며 "창살 없는 감옥에서 살다시피 하고 왔다"고 증언했다조선인 500~800여 명이 군함도로 끌려왔다(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의 추정치). 해저 1000m 탄광 갱도로 내려가 평균 45도가 넘는 고온과 95% 습도, 유독가스 속에서 석탄을 채굴했다. 하루 12시간~16시간 일하면서 사료·비료에나 쓰일 만한 찌꺼기로 겨우 끼니를 때웠다. 일본인 헌병이 칼을 차고 이들을 감시했다.군함도에는 아파트를 비롯해 학교·병원 등 주거에 필요한 시설이 갖춰져 있었지만, 일본인을 위한 공간이었다. 조선인들은 3평 남짓한 목조건물에 웅크려 자야 했고, 암석에 의한 부상·피부병·과로·굶주림 등 몸이 아파도 방치됐다.탄광은 조선인들 사이에서 '착취 지옥'으로 불렸다. 하루 17시간씩 일을 하는 것은 물론, 할당량을 채울 때까지 갱내에서 못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아울러 구타가 일상적이었다. 조선인들은 케이블선·벨트·목도 등으로 얻어맞으며 생사를 넘나들었다.무대는 지하 1000미터의 갱도로 내려가는 수직으로 세운 기둥과 계단 그리고 아래쪽은 조선인 광부들의 숙소로 만들어지고 지상으로 오르는 계단이 만들어져 있다. 그와 대칭되어 영상을 투사할 수 있는 스크린이 역시 기둥으로 떠받쳐지고, 강제 징용된 인물들의 헐벗고 굶주리고 고통에 찬 모습을 비롯해 히로시마 나가사키의 원폭투하 영상에 이르기까지 상세하게 투사가 된다. 일본군복과 작업복, 그리고 백색 한복이 의상으로 설정된다. 연극은 요양병원의 여의사가 강제징용을 당한 한 노인의 하시마 섬에서의 창살 없는 감옥 같았던 탄광부 시절의 회상을 희곡화 시켜 한 극단의 연출가에게 소개가 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경상도, 전라도, 함경도, 경성 지역에서 일제의 의해 강제 징용된 10대 소년들이 한 명 한 명 등장하고, 53, 54, 55, 56, 57이라는 갱부 번호를 이름 대신 부여받고 노역을 벌이게 된다. 감시하는 일본군 뿐 아니라, 완장을 찬 조선인으로부터 학대와 기압을 받는 장면이 연출된다. 백색 한복 두루마기 차림의 백발노인이 등장해 당시를 회고하며 독백하듯 내용을 펼쳐가면서 하시마 섬에서의 고난의 일상이 차례로 서술되면서 당시 상황이 무대 위에 구현된다. 굶주림 속에서 강제노역을 당하는가 하면, 무차별 폭행을 당하고, 창씨개명을 한 조선인의 일제에 대한 과잉충성과 조선인에 대한 냉대와 학대가 묘사가 된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폭이 투하되고 일본 왕이 항복을 선언하기까지 하시마 섬에 강제 징용되어 노역을 당한 어린소년들은 한 명 한 명 죽어가는 모습을 요양원에 입원한 백발노인의 회상으로 재현되고, 대단원에서 노인 역시 영정사진이 스크린에 투사되면서 계단으로 오르는 모습을 통해 저세상으로 떠나면, 연출가가 여의사에게 이 내용을 연극으로 공연하겠다는 약속을 하며 퇴장하는 장면에서 공연은 마무리가 된다.이기석이 연출가, 김영웅이 백발노인, 지미리가 여의사, 손흥민이 마사토, 장용석이 조선남, 안재완이 다나까, 김민수가 김요한, 이동현이 박 철, 김재경이 강만식으로 출연해 호연과 열연 그리고 성격창출로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무대감독 이경영, 기획총괄 고명오, 소품 분장 정영신, 의상 김영인, 음향감독 양은영, 영상디자인 유석원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이 드러나, 양천지부 극단 은행목의 이명희 예술감독, 양수근 작, 이승구 연출의 ‘하시마섬의 은행나무’를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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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도자기22] 부활(復活)
영적으로죽은 자는육신이부귀영화누려도무無로 끝나고당세에태어나보낸 자가행하는모든 것보고 듣고깨달아실천의 부활삶 가운데꼭 이루어라!작가약력/1990 -현재 소정도예연구소 소장 손유순, 1999 - 2000 명지대학교 산업대학원 도자기기술학과 강사, 2002 국제도자 워크샵 초대작가 - 재단법인 경기도세계도자기 엑스포, 2004 경기으뜸이 도자기부문 선정- 경기도지사, 2012 이천시 유네스코 창의도시지정기념 초대작가전- 손유순 도자전, 2014. 10. 1 계간 가온문학 가을 창간호 신인상 - 시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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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도자기21] 열정(熱情)
나이 먹는다고늙는 것이아니다.이상理想을잃어버릴 때늙는다.세월은 주름살을늘게 하지만열정을가진 마음은시들지 않는다.70대 노장老將의생각 놀라움에끌리는 능력삶에서환희를 얻고자하는 열망熱望치타처럼 뛰고독수리처럼날아가고 있다.작가약력/1990 -현재 소정도예연구소 소장 손유순, 1999 - 2000 명지대학교 산업대학원 도자기기술학과 강사, 2002 국제도자 워크샵 초대작가 - 재단법인 경기도세계도자기 엑스포, 2004 경기으뜸이 도자기부문 선정- 경기도지사, 2012 이천시 유네스코 창의도시지정기념 초대작가전- 손유순 도자전, 2014. 10. 1 계간 가온문학 가을 창간호 신인상 - 시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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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이야기] 미세먼지와 치매
누구나 나이를 먹습니다. 인생의 어느 순간 ‘나이 들어감’ 그 자체가 커다란 무게로 다가오는 순간이 있지요. 기억하는 능력의 저하, 즉 기억력이 떨어지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나이 들어감’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혹의 나이가 되면 지난 날의 어떤 일을 금방 기억해 내지 못하기도 하고 사람이나 물건 이름을 즉시 떠올리지 못하는 일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도 같은 일이 반복되면 혹시 치매가 오는 것은 아닐까 하고 한번쯤은 걱정스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을 서양에서는 ‘senior moment’라고 합니다. 우리말로는 ‘노인 건망증’ 정도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 ‘건망증’이 어떤 사람은 계속 나빠져 치매로 진행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더 나이가 들어도 그 상태를 유지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치매로 진행되는 ‘치매 고위험군’과 단순 건망증 단계에서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기억을 잘 유지할 수 있는 ‘성공적 노화’를 쉽고 확실하게 구분해낼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지금 현재 전 세계에 약 5,000만명의 사람이 치매로 고통받고 있으며 이 수는 2030년에는 7,500만명, 2050년에는 1억 3,200만명까지 증가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환자 자신은 가족이나 간병인에게 의지하여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더라도 자신의 불행한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지만 그들을 지켜보아야 하는 환자의 가족들은 연민을 떠나서 우울증과 불안감에 시달려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가까운 장래에 이 절망적인 질환을 완치할 수 있는 약물의 개발은 이루어지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병이 우리를 지배할 때까지 무기력하게 기다릴 수만은 없습니다. 지난 이십여 년간의 인구의학적 연구에 의하면 치매를 유발하는 병리적 변화는 이미 40대 초반에 시작되어 20년~30년간의 긴 잠복기를 가지고 있다가 휴식과 풍요로움을 즐겨야 할 인생의 황혼기에 비로소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를 뒤집어 말하면 치매의 발생이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이 20년~30년이 된다는 뜻입니다. 한 가지 희망적인 것은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치매 발병 위험인자를 잘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치매 발생의 1/3은 예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치매의 발생시기를 1년 늦추면 2030년까지 전세계 치매 환자의 발생 숫자를 900만명 감소시킬 수 있으며 만약 우리가 치매 발생 연령을 5년 늦출 수 있다면 치매 발생을 절반으로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평생에 걸쳐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키는 노력으로 치매의 발생을 충분히 억제할 수 있으며 이미 치매가 시작되었다 할지라도 그 진행 속도를 늦추거나 지금 상태에서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치매를 유발하는 가장 대표적인 원인질환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알츠하이머병입니다. 아직 획기적인 치료법이 개발되고 있지 못하여 현대판 불치병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이제 조금씩 그 치료의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알츠하이머병은 65세 이후에 발병하는 산발형 알츠하이머병입니다. 부모에서 자식으로 직접 유전되는 유전성 질환이 아니라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산발형 알츠하이머병에 있어서도 유전적 소인이 많이 관여합니다. 가족 가운데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있으면 그 자손은 가족력이 없는 경우보다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40%정도 높아집니다. 또한 콜레스테롤 대사와 운반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아포E 지단백(apolipoprotein E, APOE)의 유전자는 19번 염색체에 존재하는데 모든 사람은 E2, E3, E4 대립 유전자 가운데 두 가지를 가지고 태어납니다. 즉 유전형이 APOE 2/2, APOE 2/3, APOE 2/4, APOE 3/3, APOE 3/4, APOE 4/4 6가지 가운데 하나에 속하게 됩니다. 그런데 어떤 APOE 유전자를 가졌느냐에 따라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유전적 위험요소 가운데 ‘나이듬(aging)’ 즉, 노화 이외에 가장 강력한 것이 APOE 유전자 형입니다. APOE 4유전자를 하나 가진 경우에는 4~6배, 두 개를 가진 경우에는 10~12배 정도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위험이 높아집니다. 이처럼 우리가 어찌해볼 수 없는 유전적 위험과는 달리 환경적 위험인자는 우리의 노력 여부에 따라 그 위험도를 줄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음용수에 녹아있는 금속이온이나 독성물질, 음식물에 함유된 농약성분에서 시작하여 우리가 매일 들이마시는 오염된 공기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주위를 둘러싼 모든 환경이 우리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물질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본 칼럼에서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암’보다 더 두려운 존재인 치매의 발병에 환경 오염이 얼마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지 특히 날로 정도가 심해져 가는 초미세먼지의 위험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명해보겠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천고마비’라는 단어가 생경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가슴을 후련하게 씻어주는 상큼한 바람과 눈이 부시도록 파란 가을 하늘을 느껴본 지 얼마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릴 적엔 봄철마다 찾아오는 황사(黃砂)와 매우(梅雨) 때문에 잠시 불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뽀얀 흙먼지를 날리며 시골 비포장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꽁무니를 쫓아다니던 기억도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발표에 의하면 2018년 6월까지 우리나라에 등록된 자동차 숫자는 2,280만대로 인구 2.3명당 1대를 보유한 셈입니다. 불과 한 세대 전에 누리던 맑은 공기는 오늘날 우리가 편리함에 따르는 대가, 즉 내연기관에 의한 배기가스 공해와 맞바꾼 셈입니다. 마음껏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없게 된 오늘이 어제에 비해 과연 삶의 질이 높아진 것인지에 대해서는 우리 자신에게 반문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동안 우리 귀에 생소하게 느껴지던 ‘미세먼지’ ‘초미세먼지’와 같은 단어들이 이제 우리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먼지’란 대기 중에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오는 입자상 물질을 말합니다. 자연적인 것으로는 흙먼지, 식물의 꽃가루, 바닷물에서 생기는 소금, 산불과 화산재 등이 있으며 인위적인 것으로는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를 태우거나 자동차 배기가스, 타이어 분진,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날림 먼지 등이 있습니다. 먼지는 입자 크기에 따라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로 나눌 수 있는데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름 10마이크로미터(㎛) 이하 먼지는 미세먼지(PM10), 지름 2.5㎛ 이하는 초미세먼지(PM2.5)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렇게 미세먼지에 대하여 장황하게 설명을 늘어 놓은 것은 그간 우리가 알고 있던 미세먼지의 위험성이 안 질환이나 호흡기 질환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신경계에도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말씀 드리기 위해서 입니다. 미세먼지와 대기 오염에 가장 취약한 계층은 어린이와 노인들입니다. 6년간 실시된 주요 연구에 따르면, 대기가 오염된 도시에 사는 어린이는 정상인보다 폐활량이 최대 10%까지 작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PM2.5는 3-9세의 소아에서 IQ를 떨어뜨리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와 자폐증의 발생위험을 높이며 좌뇌 백질의 부피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임신중 반복적으로 초미세먼지에 노출된 산모에서 태어난 아이는 발달장애와 더불어 인지능력 개발이 불완전하게 됩니다. 또한 공기 오염이 심한 북부 멕시코시티에 3년 이상 거주한 소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정신운동안정성(psychomotor stability), 협조운동(motor coordination), 반응시간 테스트(resonse time test) 모두에서 저조한 성적을 나타내었습니다. 이러한 현상들은 초미세먼지의 흡입으로 뇌유래신경영양인자(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BDNF)라는 물질이 감소하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정상적으로 분비되는 BDNF는 학습과 기억 그리고 고차원적 생각을 가능하게 하는 해마, 대뇌피질 및 기저전뇌(basal forebrain)의 신경세포와 시냅스의 활성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한 물질이기 때문입니다.오염된 공기에 장기간 노출된 성인들도 인지기능 저하가 가속화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성인연령층에서 PM2.5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면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모든 치매 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아집니다. 중국, 멕시코 그리고 멕시코에서 대기 오염이 심한 지역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대상연구 결과 상대적으로 대기의 질이 좋은 곳에 거주하는 노인에 비해 대표적인 치매선별검사 도구인 간이정신상태검사(MMSE) 점수가 확연히 낮아졌습니다. 그 중에서도 디젤기관 매연 성분인 black carbon과 PM2.5 농도는 MMSE 점수와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었습니다. 또 다른 연구에 의하면 블랙카본의 농도가 10ug/mm3증가할 때마다 저하되는 인지능력이 2년간의 인지노화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2017년 Lancet에 발표된 캐나다 온타리오주 연구는 더욱 흥미롭습니다. 주거지가 주요 간선도로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가 대기 오염도의 정도와 관련 있으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이 가는 일입니다. Chen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주거지가 간선도로 50 미터 이내, 50~100 미터, 100~200 미터, 200~300 미터, 300 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 5년 이상 거주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퇴행성 뇌질환의 발병 빈도를 조사하였습니다. 결론은 간선도로에서 멀리 떨어져 살수록 치매 발생 위험이 낮아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연구팀이 함께 조사하였던 파킨슨병이나 다발성 경화증의 발병 빈도는 크게 차이가 없었습니다. 다시 한 번 대기 오염이 치매를 유발하는 위험 인자라는 것이 밝혀진 것입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걱정스러운 사실이 있습니다. 앞에서 알츠하이머병의 유전적 위험인자인 APOE 4에 대해서 말씀드렸는데 이 유전적 소인을 가진 사람은 대기 오염에 더 취약하다는 것입니다. 같은 농도의 대기 오염에 노출되어도 APOE 4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염증반응이 더 심하게 일어나며 따라서 인지기능 저하도 저 심해지는 것입니다. 나쁜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나쁜 환경에 노출되면 이중으로 인지기능 악화가 생길 수 있는 것입니다. 이쯤 되면 한 해 700만명이 대기오염으로 사망한다는 세계보건기구의 경고가 이제 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만은 아닌듯 싶습니다. 연중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미세먼지의 공격이야말로 이제 환경 재앙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어린 자녀를 양육하는 젊은 학부형들 사이에는 ‘환경이민’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돌이킬 수만 있다면 어릴 적 무심하게 바라보던 눈이 부시게 파란 가을하늘이 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당장 우리의 삶은 물론 미래를 책임져야할 우리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더 이상의 환경오염이 진행되어서는 안됩니다. 우리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겠으나 지금 당장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우리 모두가 두려워하는 치매의 발생을 예방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첫걸음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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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이야기] 봄철 운동, 갑자기 시작하면 절대 안되는 이유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을 지나면서 기온이 본격적으로 오르고 있다. 서울의 한낮 기온은 15도를 웃돌기도 한다. 패딩과 두꺼운 외투를 다시 옷장 속으로 집어넣을 시기이기도 하다.날이 풀리는 즈음이라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눈에 띈다. 가볍게는 조깅부터 시작해서 자전거나 수영 혹은 테니스나 조기 축구 같은 구기 종목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봄철 운동’이 오히려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겨우내 몸이 잔뜩 경직돼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운동을 시작하게 되면 다치거나 통증이 유발된다는 것이다.관절염을 오랫동안 치료한 연세건우병원 조승배 원장은 이 ‘봄철 운동’이 특히 노년층이나 여성에게 더 위험하다고 이야기한다. 조승배 원장은 “봄이 되면 근육이 약해지고 골밀도가 줄어들어 관절과 근육 등의 운동 능력이 떨어지게 되는데 여성이 남성에 비해 노년층이 중장년층에 비해 골밀도나 근육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조 원장은 “특히 허리 통증이나 관절염이 있는 사람이라면 갑작스러운 운동은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자신의 몸 상태를 파악해 운동 종류와 강도, 운동 시간 등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그렇다면 봄을 맞아 새 마음 새 뜻으로 운동을 시작하기 위해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운동 전후 반드시 스트레칭을 해야 한ek.운동 전후의 스트레칭은 꼭 봄철이 아니더라도 사계절 모든 시기에 중요하다. 하지만 봄철에 스트레칭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몸의 경직이 가장 심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가벼운 운동을 시작하기 전이라도 반드시 스트레칭을 실시해야 한다. 스트레칭은 경직된 몸을 풀어줄 뿐만 아니라 갑작스러운 충격을 막아준다. 또 몸의 유연성을 높여 운동 효과를 높여준다.스트레칭은 모든 운동 시작 전후로 약 10~15분간 실시해 주는 게 좋다. 운동을 하기 전의 사전 준비인 만큼 근육이 아플 만큼의 스트레칭은 피하는 게 좋다. 가볍게 당기는 느낌이 날 때까지 몸의 각 부위를 풀어주어야 한다. 기지개나 맨손체조 등이 대표적이다.# 무리하지 말고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하자 봄철 운동은 근육이나 관절에 무리를 주는 운동보다는 심폐기능을 향상시키면서 체지방 소모도 가능한 운동이 더 좋다. 수영이나 등산, 자전거 타기 등이 대표적이다.등산은 대표적인 유산소운동일 뿐만 아니라 산을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근력 향상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게다가 ‘정상’이라는 목표가 있고 자연 속에서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심적 부담도 덜하다. 다만 너무 높거나 가파른 산은 피할 것을 요하며 30분 움직이면 10분씩 쉴 것을 추천한다. 또 등산 중 너무 목이 마르다고 물을 많이 마시면 소화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조깅도 마찬가지로 효과적인 유산소 운동이다. 특히 별다른 기구 없이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남녀노소에 인기가 많다. 다만 아무리 쉽다고 해도 아무렇게나 하면 몸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연세건우병원 조승배 원장은 “무리한 조깅은 달릴 때 충격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 족저근막에 염증을 일으키거나 아킬레스건염 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걸을 때 시선은 정면을 보며 허리는 곧게 펴고 또 발을 땅바닥에 붙이기 전 무릎을 곧게 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조 원장은 또 “걸을 때 가능한 발 끝을 올리고 보폭을 크게 해서 성큼성큼 걸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자전거 타기는 척추가 좋지 않은 사람에게 추천하는 운동이다. 자전거 페달을 밟을 때 척추가 이상적으로 굽어져 골반이 들리는 자세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전거를 탈 때 허리를 심하게 숙이면 몸무게가 허리에 주로 실리게 되어 척추에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따라서 자전거를 탈 경우에도 자세가 중요하다. 시선은 전방을 바라보며 허리는 곧게 편 상태로 앞쪽으로 약간 굽히는 게 좋다. 또 페달은 발의 앞쪽으로 밟아야 하며 힘은 수직으로 줄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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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경색 환자 혈전 제거 치료 후 신경학적 평가 필요
최근 혈전제거술의 발전으로 급성 뇌경색 환자가 신속하게 응급실에 내원하면 동맥 내 혈전 제거를 통해 막힌 뇌혈관을 효과적으로 재개통해 치료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상당수 뇌경색 환자는 혈전 제거 치료 이후에도 심각한 신경학적 후유증을 경험하거나 사망하게 되는 경우가 있지만, 지금까지 혈전 제거 치료 이후 신경 기능 악화 및 그 기전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었다.이런 가운데, 중앙대학교병원 (병원장 이한준) 신경과 김정민.박광열 교수팀은 뇌경색 환자가 동맥 내 혈전제거술 후 발생할 수 있는 신경학적 악화 발생률 및 기전을 조사한 연구 논문(Incidence and mechanism of early neurological deterioration after endovascular thrombectomy)을 발표했다.김정민.박광열 교수팀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대학병원에서 혈전제거술로 치료한 급성 뇌경색 환자를 조사한 결과, 뇌혈관 재관류 치료를 받은 뇌경색 환자의 약 35%가 뇌허혈 손상 진행, 뇌부종 및 뇌출혈 등에 따른 초기신경기능악화(Early Neurological Deterioration, END)가 발생했다. 특히, 혈전제거술로 치료한 급성 뇌경색 환자 중 미국국립보건원 뇌졸중 척도(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stroke scale, NIHSS)를 이용한 신경학적 기능 평가에서 기존보다 2점 이상 증가하는 뇌경색 환자인 경우 심각한 후유증이 남거나 사망할 가능성이 신경학적으로 안정된 환자 대비 약 4배 높아짐을 확인했다.중앙대병원 신경과 김정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급성기 뇌경색 환자가 재관류 치료를 받은 경우, 미국국립보건원 뇌졸중 척도(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stroke scale, NIHSS)를 이용한 신경학적 평가를 수행하는 것이 예후 예측에 매우 중요한 것을 확인했으며, 이렇게 축적된 신경학적 평가 자료가 향후 혈전 제거술 이후 신경기능악화 예방 전략 수립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한편, 이번 연구 논문은 신경학회지(Journal of Neurology) 2019년 3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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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제4회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 성동지부 극단 시선, 홍란주 작/연출 ‘독백의 합창’
왕십리 소월아트홀에서 극단 시선의 이승옥 예술감독, 홍란주 작 연출의 ‘독백의 합창’을 관람했다.예술감독 이승옥은 1943년 충남 공주에서 출생해 대전 호수돈여고를 나와 동덕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21세 때인 1960년 광주 KBS 성우로 활동을 시작, 1961년 서울 KBS 성우로 일하다 1967년 동인극장의 연극 ‘악령’에 데뷔했다. 그 후 극단 신협과 여인극장에서 ‘탑’ ‘알바의 집’ 등에 출연해 ‘탑’으로 제3회 대한민국 연극제에서 주연여우상을 받고 국립극단 배우가 되었다.그의 출연작으로는 ‘페드라’ ‘노부인의 방문’ ‘검찰관’ ‘산불’ ‘태’ ‘맹진사댁 경사’ ‘파우스트’, 그리고 ‘신의 아그네스’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그 외에 다수 작에 출연했다.2016년 원로연극제 참가작인 천승세의 ‘신궁’에 출연하고, 2018년 늘푸른연극제에 권성덕 배우와 함께 ‘로물루스 대제’에 왕비 역으로 출연했다. 그리고 26세에 출연한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76세에 재공연해 기염을 토했다. 현재 서울연극협회 성동지부장, 생활연극협회 부이사장을 역임하고 있다.홍란주(1972~)는 동국대 대학원 연극영화과 석사출신으로 극단 시선의 대표인 극작가 겸 연출가다. 연극 ‘양반놀음’ ‘미롱’ ‘폐희’ ‘바보’ ‘청혼’, 무용극 ‘새’, 종합극 ‘술래야 술래야’ ‘나영이를 찾아주세요’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그 외의 작품을 발표 공연한 미녀 연출가다.연극은 대동아 전쟁이 배경이다. 대동아는 당시 일본 정부의 공식 명칭이었다. 대동아 전쟁의 목적은 (동)아시아의 해방이었다. 서구의 압제로부터 독립과 안정을 꾀한 것이다. 당시 아시아는 온통 백인의 식민지였다. 결과적으로 졌지만, 결국은 모두 독립했다. 대동아 전쟁이 아시아 국가들의 독립 회복을 앞당겼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모든 책임을 일본에 돌리는 것은 점령 체제가 낳은 자학사관이다.20세기 초의 세계 질서야말로 문제적이다. 심지어 조선조차 ‘대한제국’이 되려 했다. 모두가 제국을 욕망했다. 제국(주의)이 글로벌 스탠더드였다. 일본 제국 또한 그 중 하나였던 것이다. 무도하고 무례한 근대의 가해자이자 피해자였다. 한일병합도 불가피했다고 한다. 살아남기 위하여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일본이 아니었다 해도, 한반도는 러시아제국의 치하 아래 떨어졌거나. 혹은 티베트, 내몽골, 신장처럼 중국의 한 성으로 복속되었을지도 모른다.대동아의 논리와 심리가 완전히 파탄 난 것도 아니다. 복류하던 불만과 욕망이 간헐천처럼 분출한다. 비단 일본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혹여 미중 간의 패권 경쟁이 격화되면, 일본을 달군 대동아의 정서와 논리가 중국에서 지펴질 공산이 없지 않다. 즉 대동아는 과거사만도 아니다. 미래를 점검하고 전망하는 데도 진지하고 투철하게 접수할 일이다.배경은 후기인상주의(Post-Impressionism) 화가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Willem van Gogh, 1853~1890)의 ‘별이 빛나는 밤’이나 ‘하늘 풍경’을 애니메이션 한 영상과 날씨와 계절의 변화를 영상으로 투사해 극적효과를 높인다. 무대에는 관 같은 조형물과 의자로 사용할 수 있는 조형물을 이동 배치해 장면전환에 대처한다. 천정에서 목을 맬 밧줄이 무대 좌우에 내려져 있고, 주인공이 자살할 결심을 할 때 사용된다. 무대전체를 출연자들의 동선으로 사용할 뿐 아니라, 객석 통로도 동선으로 사용한다.‘독백의 합창’은 1940년대 일제강점기 말, 독립군가를 작곡한 여성 작곡가 안 윤과 그의 가족의 수난을 음악극으로 그렸다. 주인공인 안 윤은 독립군가를 작곡했다는 명목으로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된다. 수감생활을 하면서 ‘대동아 서사’를 작곡하라는 조선총독부 학무국 직원 토모코의 종용을 받는다. 여태껏 고향에 관한 노래, 아름다운 자연찬미 같이 이념과 상관없는 작곡을 해 온 윤에게 생각지도 않은 ‘조선인 징병 옹호가’인 대동아서사 작곡 종용으로 충격에 빠진다. 그녀의 고뇌가 배경의 애니메이션과 함께 그려지고, 어머니와 동생 영이 등장해 그런 작곡을 해서는 아니 됨을 알린다. 어머니는 여느 어머니와는 다르게 조선의 독립을 열망하고, 동생은 독립군가의 가사의 작사자다. 어머니는 딸로 인해 병 져 눕게 되고, 일제는 동생 영까지 잡아가 고문을 가해 피투성이가 된다. 성악가인 남편은 권하는 대로 작곡할 것을 아내 윤에게 성심껏 당부한다. 윤은 목을 매어 자살을 결심하기도 하지만 가족에게 가해질 패악행위가 두려워 고뇌 끝에 결국 작곡을 한다. 드디어 합창단과 연주단의 발표 공연 날이 도래하고, 윤의 지휘로 합창이 시작된다. 웅장하고 매혹적인 선율에 도취해 공연장의 청중은 감상에 빠져든다. 가사도 그럴듯하게 이어져 모두 만족스러운 표정에 빠졌을 때 마지막 가사는 전혀 뜻밖의 가사라 지휘자 윤은 일경의 총격을 받고 그 자리에 쓰러진다. 절명한 윤을 어머니의 영혼이 다가와 함께 어디론가 퇴장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이승옥이 어머니, 이광희가 오장, 황정원이 토모코, 송희정이 주인공 안 윤, 위희순이 하선, 오일영이 장우문, 정선혜가 안 영, 박상욱이 백건, 송예리가 향민으로 출연한다.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은 물론 열창과 율동은 극을 고품격 예술적 총체극으로 이끌어 간다.총괄제작 기획 황정원, 기획 홍보 이정미, 액팅코치 황연희, 움직임 안무 박무영, 조명 강정희, 분장 박팔영, 사진 김명집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이 무대 위에 반영되어, 극단 시선의 이승옥 예술감독, 홍란주 작 연출의 ‘독백의 합창’을 작품성 연극성 예술성을 갖춘 한편의 명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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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이야기] 집에서 살림만 했는데 왜 ‘테니스 선수’들이 걸린 병에 걸렸나요?
테니스 엘보는 테니스 선수들에게 흔한 질병이다. 테니스 엘보는 팔꿈치 돌출된 부위에 발생하는 통증과 염증을 의미하는데 테니스를 칠 때 백핸드 자세를 취하면 팔꿈치 바깥 부위에 무리가 가면서 질환이 발생한다. 정확한 진단명은 ‘외측상과염’이지만 보통은 테니스엘보로 불린다.그런데 이 병은 운동선수보다는 주부들에게서 더 자주 나타난다. 이유가 뭘까? 주부의 일과를 따라가 보면 알 수 있다. 요리를 하느라 계속 무거운 프라이팬을 손으로 잡고 놓는 과정, 행주를 꽉 짜기 위해 팔을 비트는 과정, 선반에 묻은 먼지를 닦아내기 위해 팔꿈치를 구부리는 과정에서 팔꿈치에 계속 무리가 간다. 그러다 결국 팔꿈치엘보, 외측상과염과 마주한다.테니스 엘보는 비슷한 동작을 자주 취하는 생산직 노동자, 컴퓨터를 많이 쓰는 사무직 노동자에게도 자주 나타난다. 이를 ‘팔꿈치에 걸리는 감기’라고 불릴 만큼 흔한 관절질환이기도 하다. 이와 비슷한 증상으로 ‘골프엘보’가 있는데 골프 엘보는 팔꿈치 안쪽에 통증이 있는 증상이다.테니스엘보 증상이 발견될 경우 전문가들은 휴식을 권한다. 무리가 갔던 팔꿈치 부분에 힘을 주지 않으면 증상이 완화되는 경우가 있다. 문제는 재발이다. 통증이 완화되면 환자들은 발병 전과 동일한 활동을 재개한다. 그러면 또다시 악화된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만성화된다.왜 재발이 계속되는 걸까? 연세건우병원 하승주 원장은 이 질병의 발병 부위에 주목한다. 하 원장은 “팔꿈치 부위는 아킬레스건과 함께 혈액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저혈구간”이라며 “염증을 치료할 혈류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염증 발생 시 타 부위보다 빠르게 악화된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초기에 휴식이나 간단한 치료로 증상이 호전됐다 하더라도 자주 재발하고 병이 만성화된다는 설명이다.그렇다면 ‘만성질병’이 되면 다른 대안은 없는 걸까? 같은 병원 문흥교 원장은 수술 치료가 과거처럼 어렵지 않다고 설명한다. 문 원장은 “수술이란 말이 부위 절개, 통증, 입원 탓에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으나 테니스엘보의 경우 최근 비절개 치료인 미세건유리술과 내시경치료가 도입되어 입원 없이 하루에 원스톱으로 진행된다”고 말한다.테니스엘보는 1년에 60만명 이상이 병원을 찾을 만큼 흔한 질병이다. 증상이 발견되면 참지 말고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하다면 쉬며 발병부위에 무리가 가지 않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하지만 질환이 심해진다면 수술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오래 고생하는 것보다 하루 시간을 내는 게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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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이야기] 간암, 다학제 진료하면 더 오래 산다
간암 치료에는 다학제 진료가 생존율 향상에 효과적이라는 게 입증됐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백승운, 영상의학과 임효근 교수 연구팀(제1저자 신동현 소화기내과 교수, 최규성 이식외과 교수, 박희철 방사선종양학과 교수)은 2005년부터 2013년 사이 새로 간암을 진단받은 환자 6,619명을 대상으로 생존율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들 환자를 다학제 진료를 받은 경우(738명)와 그렇지 않은 경우(5,881명)로 나눈 뒤 장기 생존율에 있어 차이가 있는지 살폈다. 그 결과 다학제 진료를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은 71.2%로, 그렇지 않은 환자 49.4% 보다 높았다. 두 집단의 나이와 성별, B형 간염 여부, 암 진행상태 및 진단 시점 등 생존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모두 고려해 통계적으로 보정하여 비교 분석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다학제 진료 그룹의 생존율은 71.4%, 그렇지 않은 그룹은 58.7%로 여전히 다학제 진료 그룹이 높았다. 게다가 다학제 진료를 받지 않은 환자의 사망 위험도를 계산했을 때 다학제 진료만으로 사망위험을 33% 가량 줄일 수 있다고 분석됐다.특히 이러한 효과는 간암이 진행형이거나 간 기능이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더욱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가 나온 데 대해 연구팀은 간암의 치료법이 다른 암에 비해 복잡하고, 선택 가짓수도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간암은 주로 만성간질환 환자에서 발생하고,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여도 재발률이 높다. 또한 치료 시 간 기능을 보존해야 하는 것도 치료를 어렵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게다가 간암 치료는 간절제술, 복강경 간 절제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에서부터 고주파 열치료, 냉동치료, 마이크로웨이브 소작술, 색전술, 방사선색전술과 같은 중재시술, 방사선치료, 항암치료, 표적치료, 면역치료 등 선택지가 다양하며, 다양한 조합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생체 부분 간이식 및 뇌사자 간이식도 간암 치료로 가능하며, 최근에는 양성자치료까지 더해지면서 더욱 복잡다단해졌다. 이러한 복잡한 상황에서 여러 진료과의 의사가 모여 협력하여 치료방향을 제시하는 다학제 진료는 환자에게 개인 맞춤형의 최적화된 치료법이 제시될 가능성이 더 높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간암 치료에 다학제가 왜 필요하고, 환자에게 얼마나 도움되는지를 실증적으로 확인됐다”면서 “다학제 진료가 간암 진료에 완전히 정착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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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도자기20] 님
가까이있어도심정 맞지않으면멀어지고멀리있어도심정 맞으면가까이있는 것 같아영원히심정 맞춰행하며살아야지 작가약력/1990 -현재 소정도예연구소 소장 손유순, 1999 - 2000 명지대학교 산업대학원 도자기기술학과 강사, 2002 국제도자 워크샵 초대작가 - 재단법인 경기도세계도자기 엑스포, 2004 경기으뜸이 도자기부문 선정- 경기도지사, 2012 이천시 유네스코 창의도시지정기념 초대작가전- 손유순 도자전, 2014. 10. 1 계간 가온문학 가을 창간호 신인상 - 시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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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도자기19] 새벽 별
세상의별들이어둠속에서우후죽순雨後竹筍솟아나서 저물고새 시대때가되니새벽 별 하나찬란하게떠올라지구촌을태양처럼밝게 비추네.작가약력/1990 -현재 소정도예연구소 소장 손유순, 1999 - 2000 명지대학교 산업대학원 도자기기술학과 강사, 2002 국제도자 워크샵 초대작가 - 재단법인 경기도세계도자기 엑스포, 2004 경기으뜸이 도자기부문 선정- 경기도지사, 2012 이천시 유네스코 창의도시지정기념 초대작가전- 손유순 도자전, 2014. 10. 1 계간 가온문학 가을 창간호 신인상 - 시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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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산울림 고전극장 극단 걸판, 최현미 연출 ‘분노의 포도’
산울림 소극장에서 극단 걸판의 존 스타인벡 원작, 존 포드 시나리오, 오세혁 각색 최현미 연출의 ‘분노의 포도’를 관람했다.존 스타인벡 (John Ernst Steinbeck, Jr. 1902~ 1968)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태어났다. 그가 태어난 고향은 농업 지역이었기 때문에, 스타인벡은 농업 노동자들의 삶을 이해하면서 자랄 수 있었다. 1920년 스탠포드 대학교에 생물학과에 입학했으나 중퇴했다. 대학생 시절 목장, 도로 공사장, 목화밭, 제당공장에서 일했다. 이때의 경험은 훗날 스타인벡이 작가가 되었을 때 밑바닥 인생들의 삶을 작품에 그려 넣는 바탕이 되었다.대학을 중퇴한 후 ‘뉴욕 타임스’지의 기자로 일했으며, 1929년 해적 소설 ‘황금의 잔’으로 문단에 등장하였고 ‘생쥐와 인간’으로 유명해졌다. 1936년 스타인벡은 미국 공산주의운동을 소재로 한 ‘의심스러운 싸움’(영어: In Dubious Battle)을 발표하였다. ‘의심스러운 싸움’은 1936년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공산주의자가 착취당하는 과수원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을 조직한다는 소설의 내용은 당연히 이념논쟁을 불러와서, 당시 우파들은 공산주의자들의 동정을 끌어 모으려 했다고 비난하였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노동운동이 활발하던 미국 상황을 제대로 묘사한 적절한 것이었다.1939년에는 노동자들과 같이 일한 경험을 소재로 한 ‘분노의 포도(The grapes of Wrath)’를 발표했다. 스타인벡은 이 작품에 토지 소유주인 은행에 의해 농장을 빼앗긴 톰 조드 일가를 등장시켜, 지주, 은행, 경찰의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을 고발했다. 그래서 오클라호마 주등의 여러 주에서는 금서로 지정되고, 책이 불태워지기까지 했다. 미국 연방 수사국(FBI)에선 스타인벡을 공산주의자로 의심하고, ‘분노의 포도’가 반미선전에 이용될 것을 우려하였다. 그러나 ‘분노의 포도(The grapes of Wrath)’는 퓰리처상을 수상하게 된다. 그리고 ‘에덴의 동쪽’ ‘진주’ ‘달은 지다’을 발표하고, 1961년에 발표한 ‘불만의 겨울(The Winter of our Discontent)’로 존 스타인벡은 1962년에 노벨상 수상작가가 된다.존 포드(John Ford)는 1894년 출생. 1973년 사망할 때까지 140편이 넘는 영화를 연출했다. 존 포드는 할리우드 서부극 그 자체를 상징한다. 초기 서부극의 스타일을 확립한 ‘역마차’(1939)부터 할리우드 서부극 전성기의 ‘리오 그란데’(1950), ‘웨건 마스터’(1950), 서부극에 대한 자기성찰을 보여주는 후기 걸작 ‘수색자’(1956)와 ‘리버티 밸런스를 쏜 사나이’(1962) 등 미국 서부영화의 발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서부극의 걸작을 만든 감독이다. 그는 미 대륙 최초의 횡단철도 건설을 그린 대작 ‘아이언 호스’(1924)에서 감독으로서 인정을 받았으며, 이후 서부극 장르에 매진해 이 장르를 완성하고 성찰하는 단계까지 나아갔다. 존 포드는 ‘밀고자’(1935)로 첫 아카데미상 감독상을 수상하고 이어 ‘역마차’(1939), ‘분노의 포도’(1940, 아카데미상 감독상 수상)와 같은 문제작을 잇달아 낸 후 ‘나의 계곡은 푸르렀다’(1941)로 세 번째 아카데미상 감독상을 받았다. ‘황야의 결투’(1946) ‘아파치 요새’(1948) ‘리오그란데’(1950)에서는 액션보다는 등장 인물의 심경 묘사에 더욱 노련한 감각을 보여주었다. 아일랜드에 대한 개인적 애정을 반영한 ‘아일랜드의 연풍’(1952)으로 아카데미상 감독상을 받았으며, 잠시 서부극 장르를 벗어나 있다가 1956년에 발표한 ‘수색자’는 서부극 사상 최고의 걸작이자 가장 중요한 미국영화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다가 후기 걸작 ‘일곱 여인들’을 마지막 장편영화로 남기고 1973년 사망했다.‘분노의 포도’는 1940년 존 포드에 의해 영화화 된다. 주연은 헨리 폰다. 원작 소설과는 결말 부분이 조금 다르다. 배급은 20세기 폭스. 20세기 폭스 팡파레를 만든 유명한 영화음악가 앨프리드 뉴먼이 음악을 맡았다. 80만 달러로 만들어 25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도 성공하고 1941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7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으며 존 포드는 감독상을, 톰 조드의 어머니 배역을 맡은 배우 제인 다웰은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연극으로는 1988년 9월에는 Frank Galati에 의해 연극으로 각색되어 공연했다. 2014년에는 극단 ‘걸판’에 의해 우리나라에서도 연극으로 공연되었다. 2019년 극단 ‘걸판’의 ‘분노의 포도’는 소설이 아니라, 존 포드의 영화 ‘분노의 포도’에 기반을 두어 각색한 작품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일부 구성과 결말은 영화와 다르다.음악으로는 미국 노동자들의 boss로 불리는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1995년 ghost of tom joad라는 앨범과 동명의 곡을 발매했으며, 2000년에는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이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원곡의 조용한 분위기를 메탈 사운드로 리메이크 하여 발표했다.오페라로는 2007년 2월에는 Ricky Ian Gordon에 의해 오페라로 각색되어 Nathan Gunn 주연으로 공연되었다.‘분노의 포도’는 오클라호마에서 시작하지만 캘리포니아가 주요 무대다. 캘리포니아는 오랫동안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낙원의 하나로 꼽혀 왔다. 따뜻한 엘 에이(LA)를 꿈꾸는 더 마마스 앤 더 파파스의 ‘캘리포니아 드리밍’(California Dreaming)이나 샌프란시스코에 가면 머리에 꽃을 꽂으라고 노래한 스캇 맥킨지의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에서 느낄 수 있듯이, 캘리포니아는 햇볕과 활기와 평화를 상징해 왔다.하지만 캘리포니아가 언제나 살기 좋은 낙원은 아니었다. 지난 20세기를 돌아보면 이곳에도 빛과 그늘이 존재했다. 그 어두운 그늘을 날카롭게 그린 대표적 소설이 ‘분노의 포도’다.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사 구했다 하더라도 턱없이 낮은 임금은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지 않는다. 또 농장주들의 교묘한 책동은 이주 노동자들의 삶을 더욱 고단하게 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집단적 대응인 파업의 중요성을 서서히 깨달아 가는 게 ‘분노의 포도’의 줄거리를 이룬다.‘분노의 포도’가 발표된 1939년 당시 미국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정부가 들어서 있었다. 대공황 이후의 대규모 실업 및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루스벨트 정부는 뉴딜정책을 추진해 사회통합을 모색했고, 또 나름의 성취를 일궈냈다. 루스벨트 정부의 개혁정책이 전후 미국 사회의 발전은 물론 캘리포니아의 번영에 중요한 기반을 제공한 셈이었다.“사람들의 눈에는 낭패의 빛이 떠오르고 굶주린 사람들의 눈에는 분노가 서린다. 사람들의 눈에는 분노의 포도가,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매달린 분노가 충만하고 그 포도 수확기를 위하여 알알이 더욱 무겁게 영글어 가는 것이다.”‘분노의 포도’에 나오는 구절이다. 분노를 해소하기 위해 스타인벡은 사랑과 연대의 새로운 발견을 강조한다. 그는 전통적 사회주의로부터 영향을 받기도 했지만, ‘랄프 에머슨’ ‘헨리 제임스’ ‘월트 휘트먼’ 등 전통적인 미국 사상가들로부터도 영감과 통찰을 가져왔다. 대단원은 아이를 사산한 샤론의 로즈가 굶주린 남자에게 젖을 먹이는 것으로 끝나게 되는데, 스타인벡은 타자에 대한 진정한 사랑의 자각에서 새로운 희망의 단초를 찾고자 했다.무대는 몇 개의 나무로 만든 조형물이 놓여있다. 이 조형물은 의자구실과 연단 구실을 하고, 차례로 늘어놓으면 톰 조드 일가가 타고 이주하는 트럭으로 사용된다. 소품으로 등장하는 총기도 당시의 라이플에 방불하다. 출연자들은 톰 조드 일가가 생존했던 당시에 널리 유행했던 노래인 ‘마틴 로빈슨(Martin Robinson (1925~1982)’의 ‘홍하의 계곡(Red River Valley)’을 극의 도입에서부터 대단원에까지 때맞춰 부르며 연기한다. 후반부에 부르는 창작곡도 적절한 것으로 느껴진다. 1인 다 역의 등장인물설정이 독특하고, 이념문제나, 위기의 순간, 그리고 고통과 고난을 사실적인 표현보다는 희극적으로 묘사하려는 연출력이 감지되기도 한다. 배우들의 폭발하는 듯싶은 열정적 연기와 노래 그리고 율동도 조화를 이루어 훈련이 잘 된 오케스트라 단원의 협연 같은 느낌이 든다.유도겸이 톰 조드, 김성관이 짐 케이시 목사, 최현미가 어머니, 도창선이 아버지, 신정은이 할머니, 정문길이 할아버지, 조은진이 샤론, 이동기가 엘, 홍나현이 루시, 조 흠이 코니 리버스, 김수웅이 멀리 그레이브스와 복숭아농장 삼형제 등 출연자 전원의 약동 발랄한 연기와 열창은 조화를 이루어 관객을 도입부터 극에 몰입시키고 감동을 선사한다.작곡 편곡 음악감독 박기태, 조연출 음향 정 철, 움직임 백승환, 무대 소품 권민희, 의상 EK 이은경, 조명디자인 김병관, 조명오퍼 정 철, 작사 김향희, 트럭제작 박정길, 사진 김 신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기량이 드러나, 극단 걸판의 존 스타인벡 원작, 존 포드 시나리오, 오세혁 각색 최현미 연출의 ‘분노의 포도’를 원작을 뛰어넘는 한편의 불 꽃 같고 폭죽 같은 팡팡 튀는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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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동서양작가전 좋은 희곡읽기모임, 장용철 연출 입체낭독공연 ‘이 아이’
스튜디오 76에서 동서양작가전 좋은 희곡읽기모임의 조엘 폼므라 작 장용철 연출의 입체낭독공연 ‘이 아이’를 관람했다.조엘 폼므라(Joёl Pommerat 1963~)가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은 2007년 ‘무대로 간 빨간 모자’로, 마르졸렌 르레이의 그림과 함께 백선희 번역으로 출판된 서적에서다.‘두 코리아의 통일’은 2012년 프랑스 오데옹 국립극장 관할 아뜰리에 베르티에에서 공연되고, 같은 해 프랑수아 올랑드(프랑스어:François Hollande, 1954~) 현 프랑스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첫 번째 관람한 연극이 조엘 폼므라의 ‘나의 차가운 방 (Ma Chambre froide)’이었을 정도로 조엘 폼므라(Joёl Pommerat)는 주목을 받는 극작가다. 그의 희곡 ‘이 아이(Cet Enfant)’를 극단 프랑코포니에서 선돌극장에서 공연했다.‘이 아이(Cet Enfant)’는 10개의 촌극을 묶어 한꺼번에 무대에 올린 공연이다. 한 작품으로 보면, 현대 한 가족의 일생을 유년 청년 장년 노년을 차례로 전개하지 않고, 미래와 현재와 과거를 들쑥날쑥하게 표현한 표현주의적 실험극으로 볼 수 있고, 10개의 촌극으로 분리해 보면, 프랑스나 우리나, 흡사한 생활상과 사고를 접할 수 있기에 관객의 공감이 빠르다는 느낌의 연극이다.조엘 폼므라(Joёl Pommerat)는 ‘이 아이(Cet Enfant)’로 불어희곡대상을 받고, ‘나의 차가운 방(Ma Chambre froide)’으로 몰리에르 상, ‘두개의 한국의 통일’로 각종 연극 상을 받은 장래가 기대되는 작가다.장용철은 1966년 서울 미아리에서 출생했다. 삶에 딱히 재미있을 것도, 의미있을 것도 없던 그에게 고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가 보여준 연극은 첫사랑과도 같았다. 그가 처음으로 본 작품은 ‘데미안’. 난해한 내용 탓에 동기들은 관람 내내 떠들고 장난을 쳤지만 그는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었다. 이후 그는 1년 정기관람권을 끊어 세종문화회관에서부터 대학로까지 연극을 볼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갔다. 그렇게 연극에 몰두했었건만 이때까지만 해도 정작 연극배우가 될 줄은 몰랐다.가장 못하는 일에 도전하고 싶어 대학을 수학과로 진학한 그는 “수학을 못할 수밖에 없는 이유”만을 깨닫고 졸업했다. 무모한 도전에 지친 그가 선택할 수 있었던 건 대학 새내기 시절 시작했던 연극반에서 배운 연기밖에 없었다. 그에게 연극은 재미있는 놀이였으므로 앞뒤 잴 것도 없이 시작했다.마침 연극반 동기 하나가 ‘극단 작은 신화’를 창단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도피하듯 시작했지만 무대에 서면 현실의 곤고함이나 고통 따위는 단숨에 잊고 배역의 매력 속에 빠져 배역과 함께 울고 웃었다. 1년 수입이 백 만 원에서 많아야 이 백 만원 남짓이지만 연극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부모의 반대에 부딪혀도 공연장에서 먹고 자는 남루한 생활을 해도 연극은 이미 그에게 애인이자 유일한 가족이었기 때문이다.그렇게 쌓아온 연극배우로서의 경력이 30년이 가까워 온다. 백 여 편의 작품에 출연했고 그 중에는 ‘거미여인의 키스’ ‘햄릿’ ‘고도를 기다리며’ 같은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이 다수 포함되었다. ‘킹 클로디어스’로 대한민국 셰익스피어 어워즈 연기상, ‘만선’으로 서울연극제 연기상을 수상했다.장용철은 다루지 못하는 악기가 없을 정도로 기악에 능하다. 거기에 인문학적 사고를 키우기 위해 방송통신대에서 영문학까지 전공한 발전적인 앞날이 예측되는 절대배우 장용철이다.‘이 아이’는 10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희곡이다. 독립된 에피소드인데, 각각이 묘하게 연결된다. 앞서 등장한 임산부가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자라는 식으로.....다루는 건 '가족'이다. 부모와 자식, 가족의 의미에 대한 성찰. 2~3명의 가족 구성원으로 진행된다. (대사나 행동이 없는 인물도 등장하는데, ‘목격자’ 역할을 하거나 미혼모의 남자친구처럼 있는 것만으로도 의미를 발생시킨다. 이상화하거나 환상적인 가족도 없다. 어떤 판단이나 센티멘털리즘이 들어 있지 않다.최소한의 지문으로 간단한 상황만 단면으로 제시한다. 가장 극적인 부분에서 ‘컷’된다. 부모들이 제일 많이 하는 말은 “넌 노력을 안 해”이고, 자식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모르겠어”다. ‘부모가 된다는 건 뭔가’를 주제로 삼아 달라는 의뢰를 받고 쓴 극이라고 한다. ‘이 아이’는 어른이 어른이 되지 못하고, 아이가 아이가 되지 못하는 세계를 그린다. 우리 안에 든 수많은 아이들. 우리는 아이에서 출발했지만, 나이가 들어도 영원한 아이다. 부모는 아이에게서 배우기도 한다. “인간이란 완성품이 아니라 미완의 존재”임을 보여준다. 작가 ‘조엘 폼므라’는 자신을 희곡작가가 아니라, ‘공연작가’로 정의한다. 공연 구성원들과 함께 만들어간다. 작가는 연극을 “인간 존재에 대해 질문하고 인간을 경험하는 공간”이라 정의한다. 구체적인 것과 상상적인 것을 보탠 다양한 양상 속에 현실을 재구성하는 공간이 연극. 작품에서는 현재와 과거의 교차, 꿈과 현실의 교차, 사회적 조건 속에 든 인물들의 고통, 불안을 교차한다. 1장 임산부의 희망, 2장 다섯 살 난 딸과 만난 아버지. 3장 실직한 아버지, 아들 (아랍 이민 1세대와 2세대), 사회 복지사, 4장 50대 어머니와 30대 딸, 5장 (갓난아이의 엄마, 50정도 돼 보이는 부부에게 자신의 아이를 주려한다.) 6장 아이 같은 엄마, 어른 같은 아들, 7장 (예순 살 조금 넘은 아버지, 서른 살 아들과 같은 나이인 며느리. 아버지는 아들이 손자들을 너무 유하게 키운다고 훈계한다. 아들은 폭발하듯, 자기는 아버지처럼 자기 아이들을 대하지 않을 거라고 한다.), 8장 어떤 여자의 출산 과정, 9장 시체 안치실 (자기 아들의 시신이 맞는지 확인하려 온 부인, 그녀의 이웃 여자, 경찰. 전체 극에서 가장 분량이 길다. 긴장감과 반전이 흥미롭다.) 10장 엄마와 딸 (엄마를 만나지 않으려는 딸에게 엄마가 하는 고백과 작별인사) 등 10개의 장면으로 구성된다.‘이 아이’의 입체낭독공연은 산모의 이야기에서 시작해, 여아와 아빠의 엉뚱한 대화와 헤어짐, 노년의 아버지에게 폭언과 폭행까지 마다않는 아들, 누가 딸이고 엄마인지 분간을 못할 정도의 모녀의 모습, 미혼모가 자식 없는 부부에게 자신의 아기를 선뜻 내어주는 장면, 초등학교에 가는 아들을 붙들고 지각을 하거나 등교를 방해하면서까지 자식에게 어미사랑을 갈구하는 장면, 손자를 두고 의견차를 벌이는 노년의 아버지와 젊은 아들, 시체실에 버려진 아들이 자신의 아들인가 확인하려는 어머니와 동료가 벌이는 자식확인에서의 반전, 자신의 딸에게 냉정한 모습을 보이던 어머니가 후에 딸에게 사과하며 보이는 모정, 만삭의 임산부가 아기를 낳으려고 사력을 다해 벌이는 출산장면 등 10 개의 장면으로 구성되어 하나하나의 촌극이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닌, 바로 우리의 이야기로 여겨지며 가슴 가까이 다가서는 공감대는 필자만의 느낌이었을까? 김나윤, 김연재, 임윤비, 서은지, 윤인지, 신지원, 김미나, 정해린, 현서영, 이승아, 강현우, 이태호, 조하석, 최정호, 윤관우, 곽유평 등 출연자 전원의 실제 공연과 방불한 입체 낭독공연은 장용철의 연출력과 출연진의 혼신의 열정이 합하여, 관객을 작품 속의 세계로 이끌어 가고, 기억 속에 깊은 인상을 남기며, 우레와 같은 갈채로 마무리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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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이야기] 폐경호르몬요법시 사망률 감소 효과
폐경 초기 여성에서 호르몬 치료(폐경호르몬요법)는 전체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골대사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윤병구 교수는 제주대의대 예방의학과 배종면 교수와 함께 60세 미만 초기 폐경 여성을 대상으로 한 전체 사망률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연구는 대한폐경학회지 Journal of Menopausal Medicine(JMM) 최근호에 게재됐다.폐경호르몬요법은 대부분 갱년기 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폐경 초기에 시작하는게 일반적이다. 호르몬 치료로 삶의 질이 향상되지만 일부에서 부작용으로 유방암이나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지난 2017년 12월 미국질병예방태스크포스(The U.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 USPSTF)는 호르몬 치료는 위험을 고려할 때 전체적으로 이득이 없으므로 노화와 관계된 중요 만성질환(관상동맥질환, 골절, 치매)의 일차 예방을 위해 “폐경호르몬요법을 권고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D등급을 부여하자 파문은 더욱 확산됐다. 그러나 50세에서 59세 사이 여성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이 없는 상태이므로 연구가 더 필요한 상태라고 언급한 바 있다.폐경호르몬요법이 비교적 젊은 폐경 환자들의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가 이어지면서 이러한 우려를 씻어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망률 감소만큼 확실한 치료 효과도 없기 때문이다.연구팀은 초기 폐경 여성에 대한 폐경호르몬 치료효과를 장기간 추적하여 밝힌 임상시험 4개를 토대로 전체 사망률에 대한 효과를 조사하였다.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 2개와 관상동맥질환 등 만성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2개를 메타분석했다.연구팀에 따르면 60세 미만 건강한 폐경여성이 페경호르몬요법을 받았을 때 전체 사망률은 13% 의미있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인 경우도 16% 감소하는 건강인과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두 그룹을 합해 분석한 결과, 전체 사망률은 유의하게 13% 감소했다. 또한 에스트로겐+프로게스토겐 병합요법보다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에서 확실한 효과를 보였다.폐경호르몬요법으로 인한 사망률 감소는 치료 중 더욱 뚜렷하였다. 이 기간의 전체 사망률은 두 그룹 모두를 합해 분석했을 때 41% 감소되었다. 윤병구 교수는 “폐경호르몬요법에 관한 불필요한 오해와 걱정으로 치료를 미뤄선 안된다”며 “각종 갱년기 장애가 개선돼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사망률도 낮출 수 있는 만큼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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